현대백화점그룹, 비정규직 2300여명 정규직 전환

입력 2017-08-16 17:51
백화점·그린푸드 등 계열사, 하반기 신규채용도 30% 늘려

협력사원에 정규직 수준 복지


[ 류시훈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사진)이 비정규직 직원 23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형 유통회사 가운데 대규모 정규직 전환 계획을 내놓은 첫 사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하반기 신규 채용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직원 23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고객 응대 및 사무 보조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 1400여 명이, 단체급식 업체인 현대그린푸드에선 판매 인력 등 외식부문 비정규직 직원 700여 명이 비정규직에서 벗어난다. 현대홈쇼핑 등 다른 계열사도 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규직 전환은 파견 및 도급회사와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계열사 사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며 “정규직 전환 규모는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2340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아울러 하반기에 1340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작년 하반기(1030명)보다 약 30% 늘어난 규모다. 점포 개점과 같은 대규모 인력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신규 채용 확대와 별도로 이달부터는 협력회사 직원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현대백화점이 매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협력사원(판매사원)의 복지혜택 강화를 위해 연간 50억원 규모의 ‘현대 패밀리 프로그램’을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고객과 접점에 있는 협력사원이 자부심을 가져야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매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협력사원에게 ‘백화점 10% 할인카드’를 지급한다. 이 카드로는 세일 기간에도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백화점 정규직 직원도 가장 선호하는 복지혜택으로 꼽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협력회사 직원 3만 명 가운데 약 1만 명이 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열리는 콘서트 전시회 등 문화공연 입장권을 10~20%,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를 1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협력사원에게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래 근무한 협력사원에게 백화점 정규 직원 수준의 복지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방침”이라며 “지원 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부터 협력사원 자녀 250여 명에게 매년 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협력업체를 위해 약 6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1년에 최대 3억원까지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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