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밟은 북한…문재인 대통령 "사드 추가 배치"

입력 2017-07-30 17:53
News+ 북한 ICBM 한밤중 기습 발사

강경으로 돌아선 문재인 대통령 "독자제재 검토"
김정은 "미국 전역 사정권"…미국, 군사옵션 거론


[ 정인설/박수진 기자 ]
남북 대화를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북한이 지난 28일 밤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발사(사진)를 감행한 데 따른 변화다. 미국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방관하는 중국을 강력히 비판하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한·미 당국자 사이에서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에 다다랐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단호한 대응을 북한 정권도 실감하도록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뒤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결정한 지 15시간30분 만에 전격 뒤집은 것이다. 또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사거리 800㎞, 탄두 최대 중량 500㎏’으로 제한돼 있는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후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만㎞ 이상이어서 미국 시카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이 ICBM으로 판명된다면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온 것”이라며 “선택의 옵션이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며 중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28일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과 러시아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