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가벼워진 카카오, 어깨 무거운 송지호

입력 2017-07-07 14:34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 신설
창립 멤버 송지호 센터장 지휘



카카오는 그야말로 종합 인터넷 기업이다. 메신저부터 게임, 웹툰, 결제, 택시 등 생활 속 곳곳에 노란색 손길이 뻗어있다. 카카오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모든 것을 연결하는 생활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벌여놓은 서비스 간 연결은 부족한 감이 있다. 가령 누군가가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부르고, 카카오톡 친구와 게임을 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한다고 치자. 이름에 '카카오'만 붙었을 뿐이지 그가 쓴 서비스들은 각기 다른 회사의 것처럼 파편적으로 존재한다.

2% 부족한 연결고리. 그동안 카카오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도 이러한 연결고리가 부족해서다. 더군다나 일부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가 미진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카카오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일 출범한 카카오의 새 조직 '공동체성장센터'의 역할에 관심이 간다. 공동체성장센터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직속 기구로, 본사와 자회사간 시너지 방안을 마련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이름에서부터 카카오라는 공동체 하나를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카카오는 그동안 다양한 사업부를 쪼개서 분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핵심 신사업 부문을 분사했다. 곧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게임사업부도 떼어낼 예정이다. 과거 인수 기업들까지 합하면 현재 카카오의 자회사는 70여개에 달한다.

변화가 빠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보통 회사 몸집이 가벼울 수록 좋다.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개별 시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며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몸집을 줄이면 외부에서 투자를 받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이같은 전략은 IT 공룡 네이버에서도 엿보인다.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과 '스노우', 웹툰 등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을 신속히 분사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큰 그림'은 조금 다르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써먹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는 네이버도 갖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톡 중심의 생태계 기반을 만드는 데 개별 서비스들이 필요했던 셈이다.

송지호 공동체성장센터장(사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 창립 멤버인 송 센터장은 2014년까지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지냈으며, 2015년부터 카카오 자회사 패스모바일 대표를 맡고 있다. 자회사로 한발 물러나 있던 송 대표가 지난 3월 카카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가 맡게 될 역할은 업계의 관심사였다.

공동체성장센터장의 출범으로 명확해진 그의 중책은 가벼워보이지 않는다. 카카오 자회사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보다 구체적으로는 카카오톡 중심의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송 센터장은 카카오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지켜본 인물로서, 공동체 이해관계를 조율할 적임자라는 게 카카오 내부의 평가다.

물론 지금까지 카카오가 가져온 변화도 적지 않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 대신 카카오톡을 쓰고,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잡는다. 잘 쪼개 다듬은 서비스들이 다시 잘 이어붙을 때 어떤 변화가 생겨날지 궁금하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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