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 이재용 재판 지켜보고 있다"

입력 2017-06-27 17:33
수정 2017-06-28 06:07
금융전문가, 허핑턴포스트 기고
삼성그룹 리더십 공백에 우려


[ 이상은 기자 ] 리더십 공백을 겪고 있는 삼성그룹이 위축되면 엘리엇처럼 단기 이익을 노리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더 많이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월가에서 25년간 일해온 금융 전문가 존 버넷은 26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이 불확실성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권 교체와 기업들 내부의 변화는 미국 투자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등의 스캔들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으로 유명한 미국 케이블TV HBO의 시리즈 제작에 영감을 줄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이 부회장 재판 진행 상황과 만약 그가 유죄로 판명날 경우 (삼성그룹에) 어떤 일련의 변화가 생길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가장 반길 쪽은 미국 투자자와 경쟁 업체들이라고 덧붙였다.

버넷은 지난해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일을 환기시키며 “엘리엇이 원하는 대로 됐다면 지금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고 사업회사는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돼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런 종류의 주주 행동주의는 한국에서 드문 편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어느 정도의 변화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행동주의 투자자의 활동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넷은 한국인들이 2000년대 초 한국에 투자해 단기간 높은 수익을 올린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해 부정적인 기억을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외부인, 특히 미국 월가에서 한국 기업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변화로 삼성이 위축된다면 더 많은 론스타 같은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들어가 단기 이익을 추구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지켜보며 약해진 한국 기업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이동할 준비가 돼 있음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상황을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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