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2008년보다 더 큰 금융위기 온다고?

입력 2017-06-08 19:23
수정 2017-06-09 07:05
은행이 멈추는 날

제임스 리카즈 지음 / 서정아 옮김 / 더난 / 476쪽 / 1만8000원


[ 송태형 기자 ] 미국 정부기관과 주요 금융회사, 헤지펀드에서 30여 년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금융전문가이자 경제예측가인 제임스 리카즈는 대표적인 ‘달러 비관론자’다.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커런시 워》를 비롯해 후속작 《화폐의 몰락》과 《금의 귀환》 등을 통해 미국 달러화 몰락과 이에 따른 세계 금융시스템 붕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위기 관리와 투자 자문, 국가안보 분야에 잔뼈가 굵은 리카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미국 재무부에 금융 붕괴를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리카즈는 신간 《은행이 멈추는 날(원제:the road to ruin)》에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파괴적인 세계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가 내놓은 금융 붕괴 시나리오는 충격적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금 부족 사태나 대규모 채권 부도, 중국 신용위기, 디플레이션 심화 등이 원인이 돼 세계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다. 위기가 닥치면 주요 20개국(G20) 정부와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관, 초대형 금융회사 등으로 이뤄진 세계 금융 권력은 이전처럼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시스템을 봉쇄한다. 2012년 키프로스 은행위기와 2015년 그리스 국채위기 당시처럼 현금지급기 작동을 중단시키고, 은행과 증권거래소를 폐쇄하고, 유가증권 매각을 중지한다.

위기가 잦아들 때까지 금융시스템 안에 돈을 가둬두고 예금주와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긴다. 일정 금액 이상의 예금이나 투자금은 은행이나 금융사 지분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소각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런 ‘음모’와 위기에 맞서 개인과 기업이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침도 제시한다.

비관론자의 암울한 음모론이나 터무니없는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복잡계 이론과 행동경제학 등을 도구로 G20과 국제금융기관의 최신 동향과 역사적 사실 등을 동원해 구성한 시나리오는 꽤 그럴듯하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에서 발생 가능한 금융적 위험들을 파악하는 데 참조할 만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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