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김·장 시즌' 개막…조명 받는 지주사

입력 2017-05-22 19:45
기업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GS·LG·한화 무더기 상승세, 자회사 실적 개선도 한몫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탄력"


[ 홍윤정 기자 ] 지주회사들이 지배구조 개선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저배당 성향 등 저평가 요인들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벌 개혁과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했던 장하성·김상조 교수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잇따라 발탁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 실적 호조까지 나타나면서 지주회사들이 10년 만에 상승 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S·SK 등 상승 앞장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 SK GS 한화 등 지주회사들이 나란히 1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지주회사에 대한 매수세가 갈수록 몰리는 양상이다. 지주회사들은 새 정부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GS는 2700원(4.15%) 오른 6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9일 대선 이후 14.6% 올랐다. GS는 GS칼텍스, GS EPS, GS E&R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자회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겹쳤다.

LG도 이날 2.43% 오르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6조원대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고, LG디스플레이 역시 1조원대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SK도 이날 장중 27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쓴 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SK는 주요 자회사 SK하이닉스, SK E&S 등의 1분기 실적 호조로 이달 들어서만 6.2%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이 6조2800억원, 영업이익이 2조46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 339% 늘었다. 4차 산업혁명 수혜로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한화도 태양광과 방산 자회사 실적 기대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배당 확대 여지 많아”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10일 사업 분야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네 개 기업으로 분할 상장했다. 현대로보틱스는 나머지 3개 기업과 비상장 자회사 2곳의 지주사를 맡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롯데제과를 지주사로 하는 구조개혁 방안을 내놨다. 67개에 이르는 기존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기업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지주사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가 인사를 통해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 개혁 의지를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들이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을 요구할 것”이라며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도입되면 지주회사 역할 측면에서 지분가치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89%에 그치는 국내 기업 배당률을 대만(3.97%), 홍콩(3.43%) 등 수준으로 높일 여지가 많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현금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지주사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배당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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