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기승에…공약집 '열공'하는 유권자

입력 2017-05-07 18:23
수정 2017-05-08 06:56
가짜뉴스, 18대 대선의 4.7배
출처 불분명한 '썰' 스터디로 검증

성향 맞는 후보 판별 SNS 인기
AI가 대선 관련 정보 상담도
"후보자 정책 안다" 유권자 급증


[ 구은서 기자 ] 대학생 이선아 씨(25)는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둔 7일 친구들과 ‘공약 스터디’ 모임을 열었다. 다섯 명이 각각 대선 후보 한 명씩 맡아 주요 공약을 정리, 공유했다. 이씨는 “특히 청년 공약을 놓고 장시간 토론했다”며 “말로만 청년을 위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봤다”고 했다. 조기 대선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점도 ‘공부하는 유권자’ 현상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약 열공’으로 내게 맞은 후보 판별

공약 공부를 위해 스터디 모임까지 결성하는 모습은 확실히 과거와 달라진 풍경이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모바일상 공약검증 서비스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4일 선보인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한 표’는 경제 국방 노동 교육 등 분야별로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정리해 제공한다. 연설 등 후보와 관련된 영상도 모아 볼 수 있다. “투표 전 참고용 앱으로 딱”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과 공약만으로 지지 후보를 가려낼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누드 대통령’은 후보의 이름을 가린 채 30여가지 질문에 답하면 자신에게 맞는 후보를 찾아준다.

첨단 인공지능(AI)도 공약 검증에 동원되고 있다.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인 ‘로즈’는 카카오톡 채팅창에 질문을 올리면 대선 관련 정보를 스스로 검색해 알려준다. 대학생 황호준 씨(26)는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도 후보별 공약을 손쉽게 살펴볼 수 있어 편리하다”며 “투표소에 가기 전까지 공약을 마스터한 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인공지능 활용 서비스 ‘만발’

가짜뉴스의 기승도 공약학습 열기의 이유다. 이번 대선에서 유달리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식자료인 공약집을 직접 읽고 판단하려는 유권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 온라인 게시물은 3만3989건(4월30일 누적 기준)으로 18대 대선(7159건)의 4.7배에 달한다. 이 중 2만3305건은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해 적발됐다.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각 후보 캠프도 관련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당들은 대선 공약집을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두터운 공약집을 책으로 엮어 서점에서 유료 판매 중이다.

덕분에 유권자의 공약 인지도가 지난 18대 대선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선관위 조사에서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8대 대선보다 6%포인트 높아진 89.9%로 집계됐다. 주부 고선혜 씨(40)는 “유치원 학부모들끼리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 출처가 불분명한 ‘썰’이 자주 올라온다”며 “최소한 보육정책만큼은 직접 공약집을 찾아보고 판단하려 한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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