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1일 최고인민회의·15일 태양절…커지는 도발 위협
국방부 "경계태세 강화"
[ 이미아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핵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운명의 1주일’이 시작됐다. 지난 9일 미국이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주변으로 배치한 데 이어, 10일엔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했다. 북한은 11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15일은 김일성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이다. 북한의 도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우 대표는 1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데 이어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났다. 우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아무 대답 없이 급히 접견실로 향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대선후보 캠프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다.
11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김정은이 참석할지가 주목된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여덟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권력 체제를 공고히 한 김정은이 굳이 최고인민회의에 나올 이유가 없을 것”이란 전망과 “시기가 시기인 만큼 김정은이 직접 참석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15일 ‘태양절’은 북한이 과거 미사일을 발사한 경우가 많아 경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가 높다.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일각에선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을 우려하지만,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고려해봤을 때 미국이 한국과 미리 공조 협의 없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핵항모 칼빈슨호 배치는 미국이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