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증권사 설립 또는 인수키로 "중산층 증가, 투자환경 개선"
인도 부동산·M&A시장도 관심
[ 나수지 / 임도원 기자 ]
미래에셋그룹이 인도 증권시장에 진출한다. 인도에 해외 법인을 직접 설립하거나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도 법인은 미래에셋대우의 12번째 현지 법인이 될 예정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5일 “인도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인도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해외 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도 뭄바이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박 회장 인사말을 촬영한 동영상을 이날 구글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렸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영국 브라질 등 9개국에 11개 해외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해외 법인 수가 가장 많다.
인도 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미래에셋그룹이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강달러에 대한 신흥국 경제의 면역력도 강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 중산층이 늘고 투자 환경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도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을 주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흥국 중 인도는 화폐개혁 등 경제 혁신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돋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대우에 앞서 2006년 인도 법인을 세운 뒤 투자를 지속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수익 구조 악화로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 법인으로 전환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업을 이어 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수탁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에 남은 유일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동시에 지난해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운용사”라며 “미래에셋그룹은 단기적인 경제 상황에 상관없이 인도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인도 부동산시장과 기업 M&A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 연구개발을 위해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컴퓨터 알고리즘 기업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크다”며 “인도 부동산시장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법인 출범 이후 해외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과 11월에는 미국 뉴욕 법인에 29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입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연내 각각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중 미국이나 유럽에 트레이딩센터를 설립해 현지에서 주식이나 채권 거래 업무에도 나선다.
나수지/임도원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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