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피스빌딩에 군침 흘리는 보험사

입력 2017-03-19 20:47
연 4~5% 수익 기대 "역마진 해소 총력전"


[ 박신영 기자 ] 추세적인 저금리로 역마진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이 잇따라 미국 오피스빌딩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경기 상승에 따라 빌딩 수요가 늘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데다 확실한 담보물이 있어 만약의 경우에도 손실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투자 기간이 10년 정도로 길어 보험사의 부채와 자산의 만기를 맞추는, 이른바 듀레이션 매칭(duration matching)이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미 뉴욕 맨해튼의 원월드파이낸스센터 빌딩을 담보로 발행하는 선순위 대출채권 5억5000만달러어치를 다른 국내 기관들과 함께 지난 1월 매입했다. 투자 기간은 10년이다. 신한생명과 현대해상 등도 지난해 8월 맨해튼의 10허드슨야드에 중순위 대출채권 형태로 약 3600억원을 투자했다. 52층 높이의 빌딩으로 건물가는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생명 KB손해보험 KDB생명 등도 올해 초 뉴욕의 고급 오피스빌딩인 485렉싱턴애비뉴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빌딩을 담보로 발행한 대출채권 중 중순위에 해당하는 대출채권을 오피스빌딩 전문투자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펀드 투자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ING생명 KDB생명 신협중앙회 KB손해보험 농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8개 기관으로 신협중앙회만 빼면 모두 보험사들이다.

교보생명과 한화손보 등은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프로젝트펀드를 통해 미 시애틀의 오피스빌딩인 아마존어반유니언에 1000억원의 중순위 부동산 담보 대출을 하기로 했다. 펀드 만기는 5년으로 연 4%대 초반의 이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미국 오피스빌딩 투자를 늘리는 것은 국내 채권에 주로 투자하던 기존의 자산운용 방식으로는 역마진을 해소하기 어려워서다. 과거 보험사들이 계약자들에게 약속한 평균 금리는 연 4%를 웃돌지만 국내 채권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연 2.1~2.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험계약의 평균 부담금리는 삼성생명 4.5%, 한화생명 4.8%, 동양생명 4.1%, 미래에셋생명 3.9% 수준이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단의 하나로 미국 오피스빌딩 투자를 꼽고 있다. 연 4~5%대 수익률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보험사 관계자는 “미국 빌딩 투자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지만 틈새투자로 주목하고 있다”며 “뉴욕 오피스빌딩은 임차 수요가 많아 기대수익률이 연 4~5%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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