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기타 파손
법원 "소장보다 사용가치 앞서"
택시기사측이 수천만원 배상
[ 이상엽 기자 ] 교통사고로 상대방 차량에 있던 명품 기타를 파손한 택시 기사 측에 수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1일 모 대학 실용음악과 교수이자 클래식기타 연주자인 A씨가 택시 차량의 공제사업자인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연합회)를 상대로 낸 1억13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연합회는 A씨에게 4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개인택시 기사 박모씨는 지난해 1월 서울시내에서 한 승용차의 조수석 뒤쪽을 들이받았다.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A씨는 “사고로 파손된 기타는 196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작된 최고급 명품 기타”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회 측은 “해당 사고로 기타가 파손됐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고, 보상 제외 대상인 ‘골동품’에 해당한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기타는 필수품과 다름없이 사용되는 것으로 소장가치에 비해 사용가치가 더욱 앞선다”며 “연합회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골동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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