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기업 면세점 신규 특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돌아가
…관세청 사업자 선정 강행에 후폭풍 우려
[ 오정민 기자 ]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가 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 신규 특허(사업권) 3곳의 주인이 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를 잃은 월드타워점(잠실점)을 6개월 만에 다시 열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재수 끝에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다. 신세계그룹은 연이어 신규 특허를 획득하는 낭보가 전해졌다.
반면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재개장에 실패했고, HDC신라면세점도 새 점포를 얻지 못했다.
○ 서울 면세점 대기업 특허, 롯데·신세계·현대百에 돌아가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7일 대기업이 입찰하는 서울지역 면세점 3곳과 서울·부산·강원 지역 중소·중견기업 사업장 3곳 등 총 6개 사업자에 대한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대기업 대상 신규 특허 3개는 호텔롯데(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 신세계디에프에 돌아갔다
'재수생'인 현대면세점이 만점 1000점에 801.50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신규 특허를 따갔다.
롯데면세점은 800.10점으로 2위에 올라 지난해 11월 특허를 잃은 월드타워점을 6개월 만에 부활시킬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던 1300여 명 종업원의 재고용 문제와 국내 1위 업체가 보유한 운영 경쟁력을 내세운 결과다.
내년 4월 공식 개장 예정인 월드타워의 미래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인 월드타워점이 부활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우선 걱정을 다소 덜게 됐다.
절치부심한 끝에 신성장동력인 면세점 사업을 갖추게 된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신세계 등 유통공룡과 면세점 업계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신세계디에프는 769.60점을 얻어 지난해 문 연 서울 명동점에 이어 강남에도 점포를 추가하게 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새로 특허를 받은 명동점에 이어 서울에 두 번째 점포를 내며 롯데·신라에 이은 국내 3위 면세사업자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복합쇼핑몰(하남 스타필드·코엑스몰) 등과 연계하는 '강남벨트' 구축 계획에도 힘을 싣게 됐다.
반면 작년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잃은 SK네트웍스는 탈환에 실패했다. HDC신라면세점도 신규 점포를 내지 못하게 됐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의 경우 탑시티는 761.03점을 얻어 서울 지역 특허를 따냈다.
부산과 강원 지역에서는 부산면세점(721.07점), 알펜시아(699.65점)가 특허를 가져갔다.
관세청은 "최종 선정 기업들은 최장 12개월 이내 영업 준비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특허를 부여받아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며 "중소·중견기업은 1회 갱신이 허용돼 10년간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최순실 게이트' 의혹 불구 면세점 특허 발표…논란 지속될 듯
그동안 말 많던 신규 면세점 특허의 주인이 가려졌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관세청은 서울 면세점 특허 추가가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혐의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특검·국회 국정조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예정대로 심사를 강행, 주인을 발표했다.
앞서 야권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관세청, 정부에 서울 면세점 특허 입찰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서울면세점 추가 입찰이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 탈락한 롯데그룹과 SK그룹의 로비 결과라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에서 통과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뇌물죄 혐의의 근거로 면세점 의혹이 적시되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특허를 받아가면서 공정성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만약 신규 특허와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추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관세청은 "검찰의 수사 등에도 불구하고 특허 심사를 진행한 이유는 법적 근거없이 자의적으로 특허심사를 연기?취소하게 되면 특허신청업체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사업자가 면세점 특허추가 결정 과정에서 관세법상 특허취소 사유에 해당되는 거짓 및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판정된다면 즉시 특허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현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