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양, 차입금을 자본으로 탈바꿈...꼼수인가 묘수인가

입력 2016-11-14 13:49
상환우선주 발행금액 자본으로 회계처리...사실상 하나은행 대출


이 기사는 11월11일(05: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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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인 ㈜한양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상환우선주 15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한양은 오는 23일 특수목적법인(SPC)인 뉴스타에스제이제일차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한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한양은 이달 23일부터 2018년 8월31일 사이에 우선주를 상환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자기주식 매입형태로 상환할 예정이다. 다른 회사들은 통상 만기 3~5년으로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당장 이달 안에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구조다.

비상장업체인 한양은 비상장사로서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이 회계기준에서는 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양도 상환우선주 발행금액 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할 계획이다.

SPC인 뉴스타에스제일제일차는 한양의 우선주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KEB하나은행에서 150억원을 대출받을 예정이다. 이 대출을 받기 위해 SPC는 한양이 보유한 152억원 규모의 국채 등을 담보로 제공받는다. SPC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한양이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 한양이 차입금의 상환의무를 짊어지는 것이다. 한양이 특수목적회사를 끼고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KEB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이다. 대출을 받는 형식을 바꿔서 부채를 자본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60.1%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7월15일 앞서 발행한 313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상환(소각)하면서 자본이 줄었고 부채비율은 178.01%까지 올라갔다. 한국신용평가 등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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