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규 면세점 3차전은 '강남 대전'

입력 2016-09-28 15:01

[ 오정민 기자 ]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사업권) 신청 접수 마감을 엿새 앞둔 28일 각 기업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이 획득 가능한 3개의 신규 특허를 놓고 경쟁하는 '3차 면세점 대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강남 지역을 면세점 입지로 택해 '강남 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디에프는 이날 공개적으로 참여를 선언했다.

HDC신라면세점은 2호점 입지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정하고 서울 면세점 신규 특허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강로동 소재 1호점에 이어 호텔신라의 글로벌 면세점 운영 경험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의 경쟁력 있는 입지 및 개발 능력을 결합한 '윈-윈(Win-Win) 모델'로 다시 한번 강남 지역에 면세점을 열겠다는 포부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9곳 중 8곳이 강북에 있는 상황에서 강남 삼성동에 면세점을 선보여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면세점(Duty-Free) 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2호점은 국산·중소중견기업 브랜드가 주인공인 매장으로 쇼핑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음식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공유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여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를 입지로 내세웠다.

신세계디에프는 쇼핑·관광 인프라를 고려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고속버스터미널 등과 연결된 센트럴시티의 중심부에 신규 면세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센트럴시티가 지하철 3·7·9호선, 28개의 버스 노선, 공항버스 3개 노선이 연결된 교통의 요지일 뿐 아니라 JW메리어트호텔서울, 쇼핑몰인 파미에스테이션, 극장, 식당가 등이 결합된 복합생활문화공간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신규 면세점이 들어서면, 올해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시너지를 내 관광객 유치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는 "신세계면세점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한 검증된 면세사업자"라며 "센트럴시티에서도 새로운 관광 콘텐츠 창조의 역할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은 수복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두 곳 모두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을 닫은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을 다시 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1위 영업력과 롯데월드타워란 상징적인 입지를 내세워 특허 재취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입점 로비 및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따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SK네트웍스는 업력이 오래된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란 점에 초점을 맞췄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한류 관광 쇼핑 모델을 만들어 반드시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워커힐면세점은 한국 관광문화 발전과 역사를 함께한 워커힐이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자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선도한 가치있는 곳"이라며 호텔과 면세점을 비롯한 워커힐 전체 매출을 향후 3년 내 연간 1조원 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백화점도 이미 재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와 같이 강남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워 준비에 돌입한 상태이다.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은 참여에 대해 최종 검토 중이다.

한편, 관세청은 올해 말 서울(일반경쟁 3곳·중소기업 1곳 등 4곳)·부산(1곳)·강원(1곳) 지역 시내 면세점을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허 사업자는 신청서류 심사, 현장실사,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올 12월 중 선정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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