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금융인 이직 행렬…" 블룸버그도 혀 찬 '3류 한국 금융'

입력 2016-09-23 18:27
"금융산업에 미래 없다"
외국계은행 직원도 짐 싸


[ 박종서 기자 ] “JP모간에서 돈 잘 버는 43세 은행원까지 한국 금융업계를 떠나 새 길을 찾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한국 금융산업 종사자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잇따라 이탈하고 있는 현상을 전했다. 블룸버그는 JP모간체이스 한국지점에서 근무하다 뉴질랜드 오타고대로 떠난 데이비드 임(43)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난 2월 퇴직하고 대학 신입생으로 건강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아들이 하나 있는 임씨는 JP모간에서 비교적 많은 임금을 받았지만 한국 금융산업에 미래가 없다는 판단 아래 물리치료사가 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임씨처럼 다른 업계로 눈을 돌리는 한국 금융인이 늘어가고 있다”며 “저성장과 기업 부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한국에서 금융업은 더 이상 매력적인 직군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임씨뿐만 아니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20년간 일하다 서울 근교에서 양로원을 개업한 이정하 씨(49)와 ING은행 출신으로 영국계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에서 일하는 유니스 김(35)도 마찬가지 사례로 들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홍콩과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허브에서는 지난 1년간 금융인력이 최소 1.9% 증′?반면 한국에서는 3.3%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 고급 기술 관련 회사 등은 큰 수혜를 보고 있지만 금융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금융업의 주당순이익은 지난 1년간 5% 이상 하락했다”며 “금융회사를 평가절하할 만한 요인이 아직도 많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의 기사는 유니스 김의 코멘트로 마무리된다. 그는 “금융업계를 떠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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