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특별장학제도 전국 확대
중1에 입학해 고교 졸업 땐 4억가량 지원 받는 셈
현재는 제주도민만 장학 혜택
제주에만 있는 국제학교, 해외 명문대 합격률 높아
입학 경쟁 갈수록 치열해져
[ 박동휘 기자 ]
연간 학비만 약 6000만원(기숙사비 포함)에 달하는 제주국제학교(유치원~고교과정 운영)가 2018년부터 전국 저소득층 가구의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한다. 중학교 1학년부터 지원받는다고 가정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4억원가량(생활비 보조 포함)을 받게 된다. ‘귀족 학교’라는 지적을 받아온 제주국제학교의 ‘서민 동거’ 실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학제도 확대하는 국제학교
20일 제주국제학교 투자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영국) 제주, 브랭섬홀아시아(BHA, 캐나다)는 학생 충원율(정원 대비)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2018학년도부터 특별장학생 선발 제도를 전국으 ?확대하기로 했다. JDC 관계자는 “충원율 80%는 학교운영비를 빼고 투자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흑자재정의 기준”이라며 “올해 충원율이 72%인 만큼 내년에는 무난히 80%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NLCS와 BHA를 운영하는 법인이자 JDC 자회사인 해울은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2015학년부터 장학생을 뽑고 있다. 하지만 NLCS 1명, BHA 2명에 불과하다.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비판을 감안해 JDC는 2018년부터 장학생 숫자를 늘리고 대상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교육청이 설립한 한국국제학교(KIS) 제주캠퍼스는 설립기관 특성상 장학 혜택 대상이 제주도민으로 제한돼 있다.
NLCS 제주와 BHA의 장학 사업 수혜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가정 자녀가 될 가능성이 크다. JDC 관계자는 “재능은 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해외 대학 진학 등의 꿈을 접어야 했던 학생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과정에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비싼 학비에도 입학 경쟁 치열
제주국제학교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매년 학생 수가 500명가량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출범 첫해 국제학교 학생은 805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408명으로 3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제주국제학교의 최대 장점은 국내에서 공부하면서 해외 명문대학에 쉽게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BHA만 해도 올해 졸업생 35명 중 92%가 세계 대학랭킹 100위 안에 드는 대학에 합격했다. 세계 140여개 뮈【?대학시험 평가 기준으로 사용되는 IB 디플로마 점수 역시 최상급 수준이다. NLCS 제주의 IB 디플로마 점수는 세계 평균인 29.8점을 웃도는 37점이다. NLCS 제주 졸업생 두 명이 올해 서울대에 들어간 것도 호재가 됐다. NLCS 제주 관계자는 “서울대 합격생 배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입학 문의가 급증했다”며 “해외뿐 아니라 국내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학 수요는 늘어나지만 각 학교는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합격률을 3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유학 대체효과도 커지고 있다. JDC는 올해에만 외화 절감액이 88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2011년 개교 이래 누적 합산으로는 25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JDC 관계자는 “국제학교가 없었다면 해외 유학 중일 것이라고 답변한 학부모가 전체의 45%(작년 12월 설문 결과)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국제학교는 제주도에만 있는 특수한 학교다. 국내 초중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외국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도입해 운영할 수 있다. 국어, 국사를 제외한 전 과목 수업을 영어로 한다.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안에 설립됐다. NLCS 제주, BHA, KIS 제주 외 내년에 미국계인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제주까지 설립되면 제주도 내 국제학교 수는 4곳으로 늘어난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 중이며 중3과 고3을 제외하고 어느 단계나 지원할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