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잡지 보는 재미

입력 2016-07-25 18:34
박기석 < 시공테크 회장 kspark@sigongtech.co.kr >


우리 회사엔 160여권의 해외 잡지가 들어온다. 각 분야의 여러 잡지다. 박물관, 과학관, 영상, 해양, 과학, 바이오, 교육, 정보기술(IT), 레저, 미래, 테마파크 등 참으로 다양하다.

해외 잡지를 볼 때 영어실력은 별로 관계가 없다. 대부분의 요즘 잡지는 일러스트, 사진 등 그림이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림만 봐도, 또 제목만 번역해봐도 무엇을 얘기하는지 알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그때 자세히 번역해보면 된다. 나는 이 잡지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창의력과 도전, 기술발전, 예측, 교육 등 많은 것에 늘 감탄한다. 내가 16년 전 디지털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시작한 것도 이 잡지들에서 비롯됐다.

잡지도 중독성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무엇을 예측하고 있는지, 이달의 창의적 상품은 어떤 것을 선정했는지, 어떤 기발한 광고가 있는지, 어떤 일이 세계 이슈가 되고 있는지 매월 중독자처럼 잡지를 기다린다.

해외에서 크게 화두가 되고 있는 것들이 한국에선 언제 되는가도 매우 관심이다. 예를 들어 홀로그램은 25년 전엔 미국 등에서 큰 전시회도 열리고 대단했다. 한국에선 최근까지도 화두였다. 그러나 이제 외국에선 적어도 재래식 홀로그램에 대해선 관심 밖이다.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즉 큰 시장이 없다는 뜻이다. 새로운 기술의 홀로그램이 연구되고 있다.

15년 전엔 어떤 잡지는 테러를 근절하는 방법으로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라고 커버스토리로 실었다. 제목만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얘기여서 번역을 해봤더니 테러집단에 중동의 오일달러가 들어간다는 것이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해 오일이 약화되면 테러집단에 돈이 안 들어가니 테러가 중단된다는 얘기였다. 중동사람들이 들으면 좀 화날 얘기가 아닐까 싶었다.

3년 전부터는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드론,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등이 잡지들의 주된 주인공이다. 파퓰러사이언스(Popular Science) 6월호에는 ‘미래의 올림픽촌’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촌 얘기가 실렸다. 수소연료자동차 사용, 모든 방송 8K UHD 송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항공편, 무인택시, 재래식이 아닌 새로운 홀로그램 기술 사용 등을 예고하고 있다. 사회친화적 올림픽을 열겠다는 것이다. 다음달 잡지엔 어떤 새로운 내용이 있을지 기다려진다.

박기석 < 시공테크 회장 kspark@sigongtec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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