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중 공기업 3곳…안정성 선호 경향
가장 일하고 싶은 그룹사 CJ·삼성 '박빙'
[ 김봉구 기자 ] 네이버가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혔다. 앞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수성했다. 선호도 상위 10개 기업 중에 공기업이 3곳으로 대학생들의 안정성 추구 경향도 뚜렷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이같은 내용의 ‘2016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해 회계결산 기준 매출 1000대 기업 가운데 16개 주요업종의 매출 상위 10개사씩 총 160개 기업을 추출해 진행됐다. 지난달 15~28일 실시된 설문에는 인크루트 회원 2463명이 참여했으며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회원 1375명의 응답을 토대로 통계를 냈다.
◆ '친숙한 브랜드' 네이버 1위
대학생들이 인터넷창을 열자마자 접속하곤 하는 네이버가 친숙한 브랜드를 앞세워 1위에 올랐다. 10%의 득표율로 2위 그룹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관심 업종’이란 이유로 처음 1위를 차지한 네이버는 올해 조사에선 ‘성장·개발가능성과 비전’을 인정받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CJ제일제당(4.5%) △아모레퍼시픽(4.3%) △삼성전자(3.7%) △국민건강보험공단(3.6%) △한국전력공사(3.2%) △국민연금공단(2.7%) △현대자동차(2.5%) △아시아나항공(2.4%) △대한항공(2%) 순으로 톱10을 형성했다.
인크루트는 이들 기업의 선호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차례로 5~7위에 오른 공기업은 안정적 직장이란 장점이 컸다. 아모레퍼시픽 아시아나 대한항공은 ‘관심 분야’란 답변이 많았다. CJ제일제당은 ‘선도기업 이미지’, 삼성전자는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들었다.
◆ 업종별 1위 포스코 "압도적"
16개 업종별 1위 기업 가운데 압도적 선택을 받은 곳은 포스코(제철)였다. 61.3%의 절대적 지지다. 업종 선도기업이란 강점에 공기업 이미지가 남아있는 점, 기업 차원에서 젊은층 대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왕성하게 펼쳐온 점 등이 플러스 요인으로 풀이됐다.
업종별 1위는 전통의 강자가 꾸준한 선호도를 보였다. 포스코를 비롯해 한전(공기업) 국민은행(금융) 현대중공업(기계·중공업) CJ제일제당(식음료) 현대차(자동차·운송장비) 삼성전자(전기·전자) 네이버(정보·통신) 유한양행(제약·유통) 삼성물산(종합상사) 아모레퍼시픽(화장품·생활용품) 금호타이어(화학섬유·고무) 등이 작년에 이어 업종별 1위를 지켰다.
현대건설은 건설업 전년 1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조사에서 공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새롭게 1위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주춤하는 사이 업종별 1위로 올라섰다. GS칼텍스(정유·석유화학)는 올해 처음 업종 1위가 됐다. SK케미칼도 금호타이어와 공동 1위로 치고 올라왔다.
◆ 그룹사는 CJ·삼성 양강 구도
가장 일하고 싶은 그룹사 조사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30대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CJ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그룹사(22.7%)로 뽑혔다. CJ가 표방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문화콘텐츠 기업’이 대학생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1순위 삼성그룹(20.7%)이 간발의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각각 20% 이상의 득표율을 나타낸 CJ와 삼성이 3위 그룹과 격차를 벌리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LG(10.4%) 신세계(9.3%) 현대차(8.1%) SK(7.6%) 농협(5.9%) 포스코(5.3%) 현대(5.1%) 금호아시아나(5%) 등이 10위 안에 진입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2004년 시작해 올해 13년째를 맞았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대학생들의 기업 선호도를 분석하는 조사로 자리잡았다”며 “높아지는 IT서비스 기업 위상에 주목해야 한다. 독특하고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지닌 네이버의 1위 수성은 지금 대학생들이 어떤 모습의 기업을 원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