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등번호 프린트 기술로 세계시장 '돌풍'
이물질 없고 접착력 2배
중국이 장악한 시장 뚫어…매출 90% 해외서 벌어
생분해소재 필름 개발…중국에 연 200톤 수출 추진도
[ 이지수 기자 ]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한창이다. 뛰는 것은 선수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용품업체들의 싸움도 치열하다. 가장 눈에 띄는 ‘광고판’인 유니폼 시장은 업체 간 격전의 축소판이다. 우승 확률이 높은 팀을 후원하기 위해서는 거액을 내야 하지만 무엇보다 유니폼 기능이 우수해야 한다. 유니폼은 신섬유기술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유로 2016에서는 독일 아디다스가 9개 팀을 후원하면서 미국 나이키의 추격을 따돌렸다. 아디다스는 유니폼 등번호를 새기는 데 필요한 특수 필름으로 국내 중소기업 지오라이트루미안의 제품을 택했다.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92억원 가운데 85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수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유니폼 등번호 시장 장악
최상석 지오라이트루미안 대표는 2011년부터 등번호용 열전사필름을 연구했다. 당시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문제는 중국 제품의 품질이다. 등번호를 프린트하면 번호 표면에 이물질이 묻었다. 접착력도 좋지 않았다. 최 대표는 이런 단점들을 개선하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1년 연구개발 전문회사 한 곳을 인수했다. 3년간 연구개발에 나서 2014년 필름 겉면을 코팅해도 이물질이 묻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 접착력도 두 배 이상 높였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의류에 붙인 필름이 열이 식으면 수축하거나 표면이 울퉁불퉁해졌다. 1000번 넘게 실험을 했다. 식지 않은 필름 표면을 만졌다가 손을 데는 일도 많았다. 손가락마다 물집을 달고 살았다. 등번호가 제대로 접착이 안 되면 유니폼 전체를 망칠 수 있어 연구개발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주문이 밀려들었다.
○생분해 소재로 미래 시장 공략
최 대표는 신성장 동력으로 생분해 소재를 꼽았다. 주로 어업용 그물에 쓰인다. 자연 상태에서 분해돼 사라지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그물이 수중에 폐기돼도 환경에 해가 없다. 겨울철 농촌에서 쓰는 보온용 필름도 이 소재를 사용한다. 논밭 표면을 덮어 온도를 유지하는 용도다. 흙속에 버려져도 자연 분해된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은 2012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제품을 선보였다. 매출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중동 등 사막 지역에서는 녹지 조성용 필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소재로 봉투를 제작해 그 안에 흙과 함께 나무 꽃 등 식물의 뿌리를 넣고 땅에 심는 방식이다. 소재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척박 ?토지에서도 식물이 뿌리를 내리도록 돕는다. 분해 시기도 조절할 수 있다. 중국에 연간 200t 규모의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대부분 소재가 친환경 소재로 대체될 것”이라며 “지금은 일반 소재보다 30% 정도 비싸지만 주문이 많아지면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30개국 수출…올해 4배 성장
지오라이트루미안의 올해 매출 목표는 400억원이다. 작년보다 네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은 중국과 북미·중동지역 3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에서는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 대표는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되겠다”며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도록 연구개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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