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등 소셜커머스 3사, 작년 8000억원대 적자…'유통 거인' 이마트 가세한 치킨게임 버텨낼까

입력 2016-04-14 19:09
현장에서 - 이수빈 생활경제부 기자

3사 적자폭 갈수록 커져
"미국 아마존도 9년간 적자…시장 키우면 성공한다" 항변

쿠팡 '로켓배송' 내세우지만 배송만으론 차별화 힘들어


[ 이수빈 기자 ]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3사가 예상대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업체들은 담담한 반응이다. 아마존이 9년간 적자를 기록한 뒤 흑자로 돌아선 것과 같이 미래를 내다본 투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최저가 전쟁 등 수익성을 압박하는 ‘치킨게임’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빠져나올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거물과 경쟁이 가능할까

쿠팡이 14일 발표한 작년 매출은 1조1337억원이다. 설립 5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의 세 배로 늘었다. 위메프 매출이 2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성장 속도다. 티몬 매출은 1958억원으로 24% 증가에 그쳤다. 소셜커머스 3사 경쟁의 주도권이 쿠팡으로 넘어왔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그만큼 커졌다. 2014년 1215억원에서 작년 5370억원으로 늘었다.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시설 투자와 쿠팡맨 고용비용이 적자 확대 요인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1424억원, 티몬은 14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매출 증가 속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른 소셜커머스 회사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할 때 주목한 점이기도 하다. ‘1위가 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집중 투자한다’는 게 소프트뱅크의 원칙이다.

그러나 쿠팡은 앞으로 적자를 줄일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큰 그림에서 아마존 모델을 지향한다”며 “이미 받은 투자금으로도 재원이 충분하다”고만 했다.

업계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이마트와의 경쟁 결과다. 이마트는 막대한 자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최저가, 직접배송 등을 하며 쿠팡 견제에 나섰다. 커지는 온라인, 모바일 쇼핑 시장에 대한 주도권 다툼이다. 겉으로만 보면 이마트와의 경쟁에서 버티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쿠팡 투자사 관계자는 “이마트가 쿠팡처럼 1조원가량의 자금을 모바일에만 쏟아부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바일 경쟁에서는 자금을 많이 수혈한 쿠팡에 승산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배송 유료화 검토할 듯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쿠팡이 배송서비스를 유료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의 프라임서비스를 벤치마킹할 것이란 얘기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이 배송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자 내놓았다. 연 99달러를 받고 무료배송을 해주고 음악 감상, 영화 관람도 할 수 있게 해준다. 쿠팡 측도 “프라임서비스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한국은 시장 규모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작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약 54조원이었다. 미국은 352조원 규모다. 쿠팡 측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수익모델을 찾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차별화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이미 이마트가 따라왔다. 티몬은 최저가 전략을 고집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 위메프 측은 차별화 전략을 묻는 질문에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도의 대책만 내놓고 있다.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도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차별화된 전략으로 살아남아 시장을 바꿔놓을지 아직 ‘물음표’다.

이수빈 생활경제부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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