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 치닫는 노량진·가락 신시장 이전 갈등

입력 2016-04-05 18:47
상인들 "임차료 비싸고 매장 좁다" vs 수협·서울시 "기득권 지키려 투쟁"

칼부림까지…5개월째 충돌
노량진 상인 이전 30% 불과…임대차계약 끝났는데 영업 계속
가락시장 청과점포도 거부 여전

강경대응 나선 수협·농식품공사
"목 좋은 점포 상인이 반대 주도…이전 안하면 법적조치 취할 것"


[ 강경민 기자 ]
서울 노량진수산시장과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새 시장 이전이 5개월째 차질을 빚고 있다. 30년이 넘은 낡은 시설을 대체하기 위해 5000억여원을 들여 지은 새 시장에 상인들이 입주하기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시장 운영기관과 상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칼부림까지 일어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본지 2월15일자 A1, 8면 참조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상인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김모씨가 수산시장을 운영·관리하는 수협중앙회 직원 두 명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임차료를 낮추고 점포 면적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거절되자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1일에는 수협이 동원한 용역업체가 옛 노량진시장 주차장 입구를 막으면서 이에 항의하는 상인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 상인 수십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수협은 2009년부터 2241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지하 2층·지상 6층의 새 노량진시장 건설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5일 기준 새 시장으로 옮긴 수산시장 상인은 전체 680명 중 30%인 200여명에 불과하다. 옛 시장 임대차계약은 지난달 15일로 끝이 났지만 상인들은 옛 점포를 불법 점거한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새 시장의 점포당 면적이 옛 시장보다 좁고 임차료가 비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수협은 “연 10억원 이상 매출이 보장되는 A급 점포 임차인들이 기존의 ‘목 좋은’ 점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전 반대 상인에 대해선 법적 절차 등을 통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 가락시장 입주율은 3.4%에 불과하다. 가락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009년부터 2806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가락몰을 완공했다. 완공 후 석 달이 지났는데도 이전 대상 점포 1106곳 중 회센터를 비롯한 38곳만 새 점포에서 영업하고 있다.

수·축산 직판 및 편의시설 445곳은 점포 배정이 끝났지만 청과 직판점포는 이전을 거부하는 일부 상인의 반발로 전체 661곳 중 40.5%인 268곳만 새 점포를 배정받았다. 청과직판상인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총회를 열어 공사의 이전협상안을 거부했다. 상인협의회 집행부 간부를 비롯한 일부 상인이 물류 혼잡 등을 이유로 이전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오는 9일까지 청과직판 상인을 대상으로 추가 이전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때까지 신청한 상인에게만 원하는 위치에 점포를 배정하겠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9일까지 신청하지 않는 상인은 새 시장으로 이전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명도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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