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연 인도 소매시장…월마트 등 100% 지분투자 가능

입력 2016-04-05 18:09
판매물품 100% 인도서 조달해야
글로벌 유통사 진출 가속화 전망


[ 이정선 기자 ] 인도 정부가 자국의 소매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월마트, 카르푸 등 외국 유통업체에 적용했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기로 했다.

라진더 파우다리 인도 산업정책촉진부 대변인은 5일 “인도 소매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을 10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종전까지는 외국인 지분을 51%로 제한해 해외 유통업체는 인도 현지법인과의 합작법인 형태의 투자만 가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마트, 카르푸, 테스코 등 다국적 해외 유통업체의 인도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우다리 대변인은 “다만 외국 소매업체는 인도 내에서 의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판매물품(주로 식료품) 비중을 종전의 30%에서 100%로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한 구루스와미 인도 정책대안센터 회장은 이 같은 정부의 정책 변화를 “영리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2022년까지 농가소득을 두 배로 올리는 농촌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출범했다. 주요 지지기반인 영세 소매업체의 반발을 우려해 외국인 소매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책 변화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를 활성화하고 인도의 소규모 영세 업체 및 농가의 매출 확대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라즈니시 쿠마르 월마트 인도법인 부사장은 “정부의 정책 변화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새 조치로 인도 진출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도 농가의 이익 증대와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계 소매업체는 테스코가 유일하다. 테스코는 2012년 타타그룹 산하의 트렌트 하이퍼마켓과 제휴해 현지 진출에 성공했다. 월마트는 2008년부터 인도 바르티그룹과 현지 진출을 논의했으나 까다로운 지분 투자 제한 규정에 가로막혀 2013년 인도 소매시장 진출을 포기했다. 월마트는 대신 외국 기업의 투자 제한이 없는 도매시장에만 진출해 매장 20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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