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한독 회장 "한독, 유전체 분석 등 신사업 과감히 도전"

입력 2016-03-08 20:02
강소기업 '월드클래스300'

홀로서기 후 M&A 집중…종합 헬스케어사 도약 꿈꿔
특수영양식 시장 등 진출…올 매출 목표 4000억원


[ 이지수 / 조미현 기자 ] 2011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는 김영진 한독약품(현 한독) 회장(사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지분을 모두 넘기고 몇 년간 회사에 남아 구조조정을 맡아달라는 것. 한독약품은 정부의 약가 인하로 몇 년 새 600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었다.

한독약품 지분 51%를 보유한 합작 파트너 사노피아벤티스가 김 회장에게 결단을 요구했다. 부친인 고(故) 김신권 한독약품 명예회장이 창업한 지 57년째 되던 해였다.

◆M&A로 신사업 진출

최종 결정을 앞두고 김 회장은 한독약품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1954년 설립된 한독약품은 1964년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외국 업체와 합작했다. 40여년간 교류했기 때문에 어떤 제약사보다 선진화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해왔다. 그 기간 함께해준 직원들을 자신의 손으로 정리할 순 없었다. 김 회장은 2012년 사노피아벤티스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독자기업으로 변신한 뒤 김 회장은 인수합병(M&A)에 집峠杉? 회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연구개발(R&D)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때까지 R&D를 사노피아벤티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2012년 바이오 벤처기업 제넥신 지분(19.2%)을 사들였다. 제넥신의 신약 개발 능력을 일찌감치 알아봤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제넥신 최대주주가 됐다. 한독과 제넥신은 ‘지속형 성장호르몬’을 개발하고 있다.

한독은 2013년 세계 최대 복제약 생산업체 테바와 합작해 한독테바를 세우고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테바와의 합작은 아시아 최초다. 한독은 그해 회사 이름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바꿨다. 제약회사에서 벗어나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미였다. 한독은 이후 관절염 치료제 케토톱으로 유명한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했다.

김 회장은 예방과 진단관리 등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한독은 미국 패스웨이 지노믹스와 제휴해 유전체 분석기구 진케어를 생산한다. 진케어는 암을 포함한 주요 질환과 유전 질환 등 163가지 질병 요인을 진단할 수 있다.

한독은 특수영양식 시장에도 진출했다. 의료기기 R&D를 위해 한독칼로스메디칼도 세웠다.

◆올해 10% 이상 성장 목표

한독의 올해 매출 목표는 4000억원이다. 2012년 이후 다소 주춤한 성장률을 올해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와 과민성 방광 치료제 토비애즈, 골다공증 치료제 비비안트 등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판매할 예정인 희귀질환 치료제 옵서미트와 데피텔리오도 성과가 기대되는 신약이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조만간 새로운 종류의 의료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회장은 “최근 4~5년간 1000억원 넘게 투자하며 미래 설계도를 그려왔다”며 “올해는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가시적 성과를 내놓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수/조미현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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