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정수기 렌털·화장품 방문판매 사업 재개…2세 경영 체제로

입력 2016-02-29 17:37
다시 뛰는 웅진

장남 형덕씨 신사업 전담
정수기·화장품 사업, 신설법인 진두지휘

차남 새봄씨 안방살림 맡아
씽크빅 등 주력사업 안정적 관리·운영 담당


[ 안재광 기자 ] 웅진그룹이 ‘2세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그룹 재건에 나선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장남 형덕씨(39)는 그룹 핵심사업이었던 정수기 렌털(대여)사업 재개와 화장품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한다. 차남 새봄씨(37)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 웅진씽크빅 신임 대표에 오른다. 정수기 사업은 먼저 해외에서 시작한 뒤 국내로 들어오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장남, 정수기 사업재개 임무

웅진그룹은 터키에서 정수기 사업을 하기 위해 ‘웅진에버스카이’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국내에서 하던 정수기 렌털 방식을 터키에 그대로 들고가 사업화하는 것이다. 웅진에버스카이 신임 대표는 웅진씽크빅 신사업추진실장인 윤형덕 전무가 맡는다. 윤 전무는 수입화장품 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웅진투투럽 대표에도 선임될 예정이다.

윤 전무에겐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정수기 렌털 사업 재건’이란 임무가 주어졌다. 웅진그룹은 국내에서 보편화된 정수기 렌털을 1998년 최초로 시작한 회사다. 월 렌털료를 받고 정수기를 빌려준 뒤 정기적으로 필터 등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하지만 그룹이 2012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사업을 주도했던 코웨이(옛 웅진코웨이)를 매각했다. 매각 때 ‘2018년 1월까지 정수기 등 생활가전 사업을 국내에서 하지 않겠다’고 단서 조항까지 달았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회사가 정상화된 뒤부터 정수기 렌털 사업 재개를 꾸준히 검토해왔다. 국내에선 당분간 사업을 하지 못하는 만큼 해외 시장을 노렸다. 터키가 첫 사업 대상지다. 웅진이 처음 정수기 사업을 한 1998년 한국의 국민소득과 엇비슷해 정수기 수요가 크다는 계산이었다. 터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달러 안팎이다.

터키의 대도시 인구밀도가 ㎢당 약 2000명으로 서비스와 고객 관리가 용이하다는 판단도 섰다. 중국의 저가 제품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웅진은 터키 현지 인력으로 방문 판매와 제품 관리조직을 구성할 방침이다.

◆차남, 안방 살림꾼 역할

지주사 웅진의 기획조정실장인 윤새봄 전무는 웅진씽크빅의 신임 대표에 오른다. 그는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웅진씽크빅 등기이사로 선임되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에 오를 예정이다.

윤새봄 전무는 웅진씽크빅 전략기획팀,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 경영관리팀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장남 윤형덕 전무가 신규사업 개척에 주력한 것과 달리 윤새봄 전무는 ‘안방살림’을 주로 맡아왔다. 법정관리 졸업 과정과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작업 등에도 참여했다. 웅진씽크빅 대표에 오르는 것도 신사업 개척보다는 기존 사업의 안정적 관리 역할을 하는 게 적합하다는 윤 회장의 판단 때문이란 게 주변의 평가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매출 6504억원과 영업이익 233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그룹 내 주력 계열사 역할을 했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 5월 내놔

웅진그룹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사업도 상반기에 시작한다. 이를 위해 ‘웅진릴리에뜨’란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오는 4월 사업 설명회를 진행한 뒤 5월께 신규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웅진은 웅진투투럽을 통해 수입 화장품 유통을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1월 중국 유통그룹 랑시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웅진은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시 랑시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기존 방문판매 서비스 이외에 ‘온라인 방문판매’도 시도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