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
130년 전 개항한 인천
역사·문화 관광자원 많은데
하나로 모으는 작업 부족해
송도컨벤시아 2단계 확장으로
식당·쇼핑 등 부대시설 확충할 것
MICE 시설은 그릇과 같아
목적에 맞게 시설 갖춰야
[ 이선우 기자 ]
“지금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죠.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기저기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관광·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콘텐츠를 맞춰 나가 그림을 완성할 겁니다.”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60·사진)은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인천은 역사·문화적으로 색다른 가치와 의미가 있는 관광자원을 상당수 지니고 있지만 그동안 이것을 하나로 모으려는 시도와 노력은 부족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외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인천 관광·MICE산업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아쉽다’였어요. 충분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 쨉Ⅵ?불구하고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9월 인천도시공사 관광부문 조직과 국제교류재단, 의료관광재단을 통합해 출범한 인천관광공사 사장에 선임된 황 사장은 경기도청 기획관리실장,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 여성부 차관 등 요직을 거쳐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행정 전문가다.
그는 출범 5개월째인 공사의 역할에 대해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또 그들이 만든 콘텐츠가 팔릴 수 있도록 상품화하고 홍보를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직원들에게 예산이 부족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하고 있습니다. 10을 넣어 100을 만들고 또 이것을 1000으로 만들려는 고민과 노력이 바로 공사의 역할이자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황 사장은 올해부터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를 수도권 관광 명소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직 공사가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당장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각오다. “인천은 130년 전 해외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개항도시입니다. 그 가치와 상징성에 대해선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황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천시민 등 내국인으로 북적이는 명소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내국인이 만족하고 즐겨 찾으면 외국인 관광객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될 것”이라며 “무조건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억지 관광상품을 시장에 내놓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인천이 MICE 행사 개최지로 서울, 부산, 대구 등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에 대해선 일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도컨벤시아만 보더라도 식당, 휴게공간 등 부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용자들이 마치 외딴 섬에 와 있는 것처럼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송도컨벤시아 2단계 확장공사와 함께 각종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 송도컨벤시아 2단계 확장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중복투자’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영종도에 들어서는 복합리조트가 일부 컨벤션센터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아시아경기대회 시설활용 문제를 감안할 때 자칫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사장은 이에 대해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컨벤션센터와 호텔 같은 시설은 목적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규모를 띠는 MICE 행사를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시설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서울, 경기, 인천을 하나로 묶는 수도권 공동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용지물이 돼 버린 ‘경인 아라뱃길’에 대해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경인아라뱃길이 열리면 서울은 내륙도시에서 항구도시로 바뀌고 경기와 인천도 새로운 도시성장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여의도에서 배로 연평도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멋지고 획기적인 관광상품입니까. 이런 훌륭한 관광·MICE 콘텐츠가 빛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인천=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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