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중국 패션에 이어 유통에서도 성공 신화를 쓰겠습니다. 2020년 중국 유통사업에서 매장 100여 곳,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뜁니다. 2020년 총 25조원의 매출을 일궈내 중국 최대의 유통·패션·외식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랜드그룹이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 지구에 현지 유통사업의 첫 작품인 '팍슨-뉴코아몰'을 정식 개장했다. 패션에 이어 유통을 제 2의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을 추가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이랜드는 이른바 '한국 유통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지난해 패션·외식 사업으로 매출 2조6500억원을 달성하는 성취를 이뤘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유통점포 10곳을 열 계획"이라며 "중화권 모든 기업이 25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콘텐츠 그룹 이랜드그룹과 손잡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랜드 유통사업, 중국 백화점 컨설팅해 새단장…"콘텐츠로 승부"
이랜드는 중국 유통사업을 현지 기업과 합작해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존 백화점 매장에 이랜드의 콘텐츠와 기획력를 더해 차별화된 쇼핑몰로 선보인다는 젼략이다.
중국 유통그룹들은 건물을 제공하고 이랜드가 경영 주도권을 취하는 형태다.
중국 유통 그룹들은 건물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이랜드는 백화점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춘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랜드 입장에서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팍슨-뉴코아몰도 바이성그룹이 4년간 운영하던 백화점 매장을 5개월 만에 리뉴얼했다. 통상 현지에서 18~24개월씩 걸리는 리뉴얼 기간은 대폭 단축한 이랜드그룹의 빠른 속도에 현지 기업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 경기 둔화, 백화점 업태의 부진을 미리 예상하고 몇년 전부터 꾸준히 유통사업을 준비했다"며 "중국 기업들과 20여년 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콘텐츠력을 인정받아 끊임 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에 1호점인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올해 10곳, 2020년 100여곳으로 중화권에서 매장을 만들 예정이다.
이랜드는 우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위주로 유통지점을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역과 상권, 소비자, 협력기업에 따라 각각 다른 버전의 유통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협력하는 중국 유통 대기업마다 강점이 달라 다른 콘셉트의 쇼핑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상하이 창닝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도심형 아웃렛의 개념을 도입하고 제조·직매형(SPA) 브랜드 위주로 꾸렸다.
박 부회장은 "1호점의 경우 정부의 인허가 때문에 당초 계획인 3개월보다 2개월이 더 걸린 것"이라며 "2호점부터는 2~3개월이면 가능하도록 사람과 시스템, 노하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 팍슨-뉴코아 1호점 정식 개장…"지역·협력사 특성 살려 올해 10개 연다"
팍슨-뉴코아 1호점은 상해 창닝 지구의 팍슨백화점을 쇼핑몰 형식으로 바꿨다.
바이성은 건물과 자본금만 제공하고 이랜드가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직접 경영을 한다. 이를 위해 이랜드와 바이성은 지난해 8월 쇼핑몰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조인트벤처)를 세웠다. 이랜드와 바이성 지분율은 각각 51%대 49%이다.
팍슨-뉴코아몰은 지하 1~지상 5층 건물로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어 있다. 영업면적은 약 50,000㎡ 규모이다.
점포에 입점한 총 200개 브랜드 중 이랜드 보유(30%) 및 바이성 보유(5%) 콘텐츠가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랜드의 의류 브랜드 스파오·미쏘와 라이프스타일 SPA 버터·모던하우스, 외식 브랜드 자연별곡·애슐리 등이 포진했다. 만다리나덕·코치넬리·케이스위스 등 이랜드가 인수한 해외 브랜드 외에도 편집숍인 '럭셔리 갤러리'에서 구찌·프라다 등 고가 해외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한국 상품으로는 이니스프리·에뛰드·스킨푸드·미샤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함께 중소 패션 및 편집숍 브랜드 '레드아이', '트위', '난닝구', '인더그레이' 등을 선보인다. 향후에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많은 한국 브랜드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준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각 중국 기업으로부터 각각 리뉴얼을 원하는 20여곳 지점을 접수한 후 1호점이 된 바이성그룹의 백화점이 가장 빨리 진행됐다"며 "첫 지점이어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띄지만 초기 실적은 좋다"고 말했다.
인근 중국 백화점과는 달리 한국과 같이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도입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란 인식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기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이랜드는 전했다. 상하이에 백화점과 쇼핑몰이 150여 곳에 달하지만 실제 입점 브랜드들은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지역 입지를 고려한 매장기획(MD)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이랜드는 정식 개점 전 지난해 12월19일부터 일부 패션 관련 매장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첫 날 매출은 기존 팍슨백화점 평균 일매출보다 5배 많은 1525만 위안(약 27억4500만원)을 올렸다. 첫 주말 이틀간 매출은 종전보다 8.3배 많은 2274만위안(약 40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오진석 팍슨-뉴코아 1호점 지점장은 "'도심형 아웃렛'과 '라이프스타일몰' 개념을 적용해 리뉴얼 후 기존 팍슨백화점의 5배 가까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고가 브랜드 편집숍인 '럭셔리 갤러리' 다음으로 이랜드가 운영하는 '뉴발란스', '모던하우스', '티니위니', '이랜드' 등의 브랜드가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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