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해 첫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현행 1.5% 수준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도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가 오는 금통위가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수출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둔화 우려 등이 금리인하 기대 요인으로 작용중"이라며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 자본유출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확대 우려 등으로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패닉'에 휩싸이며 출렁였다. 중국의 증시 폭락과 환율전쟁 가능성이 대두되고 국제유가는 30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우려가 통화정책 결정의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 가계부채(한국은행 가계신용잔액 기준)는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가파른 증가 속도를 늦추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실장은 "우리나라는 자금 유출 문제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 전에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며 "그러나 대외 상황이 불안정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건드렸다간 시장에 잘못된 신호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 해외 IB, 韓 올해 성장률 2.6% 전망…한은도 내릴까?
대내외 악재 속 한은이 섣불리 금리 카드를 꺼낼 수 없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시장은 기준금리보다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 직후 '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다. 한은이 3%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지 2%대로 낮출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은이 제시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3.0%),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5%) 보다 최고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평균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IB 6곳이 최근 발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6%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내놓은 평균 전망치(3.4%)보다 0.8%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3.7%(지난해 6월)에서 2.2%로 가장 큰 폭으로 내렸고 씨티그룹도 3.3%에서 2.4%로 낮춰 잡았다. 宙躍말饔병?3.8%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유가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발 불안이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정부 역시 비관적이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최근경제동향(1월 그린북)을 통해 "내수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출 부진으로 생산·투자 회복은 지체되고 있다"며 "중국의 불안, 미국 금리인상, 유가 하락, 북한의 핵실험 등 대내외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금융·외환시장과 국내외 경기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하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밝혀, 글로벌 경제가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했다.
임 실장은 "저유가, 저물가로 인한 긍정적인 부분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점은 글로벌 경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며 "경기회복의 단초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한국은행과 정부는 매우 불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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