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김정은 신년사에서 핵 빠졌다고 떠들던 자 누군가

입력 2016-01-06 17:49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기어이 강행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한 지 3년 만이다. 북한 방송은 어제 오전 10시30분 길주 풍계리에서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분석기관 일각에서는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형 핵분열폭탄을 실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정세의 엄중함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수도 없이 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핵폐기를 주문했지만 북한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남북 관계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빠져들고 동북아 정세는 메가톤급 태풍 속으로 휘말려들 전망이다. 북한의 무모하고도 무책임한 무력노선을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대한 대내외적 과시라고 봐야 할 것이다.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인민의 충성심을 고양시키려는 목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국제적 고립만 심화시켜 전체 주민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미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3년 전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한 중국은 이번에도 대북제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소위 ‘핵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에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더구나 북한은 지난 1일 김정은 신년사에서 남북한 간 여러 합의를 존중하고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양면작전을 썼다. 핵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임박한 4차 핵실험을 위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관계개선 의지가 확고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통일부도 비슷한 논평을 내놨다.

북한의 핵 무장은 당연히 중국과 일본 등 주변 당사국들의 경쟁적인 군비경쟁을 초래하게 된다. 또 장차의 통일 과정에 절대적인 장애물이 된다. 북한 핵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것이고 이는 타협이 불가능하다. 북한 문제를 단순히 현상유지적 차원으로만 접근해서는 통일의 길도 열 수 없다. 이 점을 분명히 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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