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로 혈우병 치료·태양광 우주선 첫 비행…내년 '위대한 과학실험'이 시작된다

입력 2015-12-28 17:33
'2016 주목할 과학적 시도'
네이처, 11가지 선정


[ 박근태 기자 ]
내년부터 공기 중에 포함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해 처리하는 친환경 서비스가 도입된다. 병든 유전자를 건강한 유전자로 바꾸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혈우병 치료도 처음 시도된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두 실험을 포함해 2016년 주목할 위대한 과학적 시도를 소개했다.

스위스 취리히의 벤처회사인 클라임워크스는 내년 7월쯤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가 처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한 달에 75t가량으로 차량 1만8292대가 한 달간 내뿜는 양에 해당한다. 발전소와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곧바로 포집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하지만 공기 중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여 처리하는 기술은 처음이다.

회사 측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작물을 키우는 인근의 농장 온실에 판매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질병 치료에 유전자가위가 본격적으?활용된다. 미국 샌가모바이오사이언스는 1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징크 핑거’를 활용해 혈우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결함을 치료할 계획이다. 바이오젠은 유전자 교정 기술로 치명적인 지중해성 빈혈증을 초래하는 변이 헤모글로빈베타 DNA를 교체하는 실험을 앞두고 있다. 과학자들은 내년 말쯤이면 유전자가위 기술의 안전성과 윤리적 논란을 종식할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을 비롯한 태양계 탐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청은 내년 3월 유인 화성 탐사에 앞서 화성 대기를 측정하고 착륙기술을 시험할 엑소마스호를 발사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주노’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목성에 도착한다. 2011년 발사된 이 탐사선은 그간 베일에 가렸던 목성 대기 성분을 분석한다.


중국의 암흑물질 탐사 위성과 세계 최초 양자통신 실험용 위성도 내년 발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행성협회는 내년 4월 천재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제안한 태양광을 받아 날아가는 우주선 ‘라이트세일’을 처음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에서 중국과 일본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내년 11월쯤 푸에르토리코에 설치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보다 큰 지름 500m짜리 전파망원경을 완공할 예정이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예견한 중력파(重力波)의 존재를 뒷받침할 연구 결과도 내년 중 결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내년 상반기에 ‘아스?恝÷箝?Astro-H)’라는 엑스레이 위성을 발사해 암흑물질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시작한 ‘지구 미생물군유전체 프로젝트’도 내년 첫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과학자들은 코모도 도마뱀 혀와 시베리아 툰드라지역 흙에서 발견되는 미생물 20만개 DNA 샘플을 분석했다. 네이처는 이 밖에 앞으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과학 정책을 뒤흔들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와 수면 장애 원인을 밝혀줄 유전자 발견, 내년 말 중동 국가 최초로 요르단에 완공될 싱크로트론 가속기를 주목할 ‘빅 이벤트’로 지목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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