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품질' 대세 이끌 듯…수제버거 등 주목

입력 2015-12-28 07:00
수정 2015-12-29 15:55
2016 창업시장 트렌드


[ 강진규 기자 ] 올해 하반기 창업시장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가격 파괴였다. 커피, 주스 전문점 등이 1000원대 가격을 내세우며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창업주들의 주머니 사정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강병오 중앙대 교수(창업학 박사)는 “가격 파괴를 내세운 브랜드들은 초저마진인 경우가 많다”며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대부분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파괴에 가성비 더해야

강 교수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성능(품질),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업종과 브랜드가 내년에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했다. 깐깐해진 소비자들이 포장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속형 수제 버거를 표방한 ‘마미쿡’과 ‘토니버거’를 주목해볼 만하다. 마미쿡은 냉장육만을 사용하는 수제 버거 전문점이다. 채소도 당일 들어온 신선한 것만 사용한다. 인기 메뉴인 마마통살버거가 3200원이고, 수제 치킨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지난 8월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나선 지 5개월 만에 20개 점포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까지 50호점을, 내년 말까지 100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토니버거는 웨스턴 카우보이 스타일의 수제 햄버거 카페다. 주 메뉴인 터프가이 투빅버거는 국내 버거 중 면적이 가장 큰 162㎠의 치킨 패티를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3400원으로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학생층을 겨냥한 1800원짜리 일팔버거도 있다.

7900원 스테이크로 눈길을 모은 리즈스테이크갤러리 등 스테이크 전문점도 확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위험 회피 현상 … 동네상권 부상

상권별로는 동네상권이 뜨고 있다.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삼각김밥·규동 전문점 ‘오니기리와 이규동’은 동네상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즉석에서 만든 삼각김밥과 규동(일본식 소고기 덮밥)을 판매한다. 가격은 삼각김밥이 1000~2000원대, 규동이 5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동네상권 기준 창업비용은 1억원 정도로 다른 식당 프랜차이즈보다 적은 편이다.

‘오징어와 친구들’ ‘본초불닭발’ 등도 동네상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강 교수는 “경쟁이 심한 중심상권보다 골목상권에서 품질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면 주목받기가 한결 쉽다”고 말했다.

○맛집 정보 앱 마케팅 활발

스마트폰 맛집 정보 앱 활용도 많아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으로 지역 맛집 정보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전단지와 상가책자 등 기존 마케팅 방법은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져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맛집 앱 중에서는 ‘식신e식권’이 주목받고 있다. 맛집 소개와 함께 모바일 식권을 판매하는 앱이다. 식사 후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식사값을 계산할 수 있어 편리하다.

맛집 정보 앱 식신의 안병익 대표는 “ 새해에는 O2O(온·오프라인 연결)를 기반으로 하는 푸드테크 산업이 확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