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 10세대 LCD 공장, 삼성·훙하이에 매각설 급부상

입력 2015-12-09 19:30
적자지속에 구조조정
일본정부 매각 허가 관심


[ 김현석 기자 ] 도시바 샤프 등 일본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동아시아 정보기술(IT)산업 구도를 흔들고 있다. 채권단 압박에 샤프는 세계 유일의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삼성 훙하이(대만) 등에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회계조작 여파로 어려운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공장 지분을 중국 기업이 사실상 지배하는 샌디스크에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9일 샤프의 LCD 사업 인수 후보로 삼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재팬디스플레이(JDI)가 민관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또 대만 훙하이도 매수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샤프의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삼성과도 접촉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샤프는 2015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2223억엔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며 올 상반기(4~9월)에도 836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인력 구조조정과 공장터 매각 등을 진행 중이며 10세대 공장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샤프는 2년 전 10세대 공장을 사카이디스플레이(SDP)란 이름으로 분사해 훙하이에 지분 37.6%를 넘겼다. 샤프는 본사 지분 3%를 삼성에 넘기기도 했다. 8세?LCD 공장을 보유한 삼성이 샤프의 10세대 공장을 인수하면 내년부터 10.5세대 공장 투자를 시작하는 중국 BOE 등에 비해 더 유리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핵심 사업인 LCD를 다른 나라에 넘길 것인지가 관건이다.

반도체사업에선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공장 지분을 팔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회계부정과 실적 악화로 자금 상황이 나빠진 데 따른 것이다. 도시바는 지난 7년 동안 1550억엔 규모의 이익을 부풀렸다가 적발돼 최대 80억엔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도 악화돼 2015년 회계연도 상반기(2015년 4월~2015년 9월)에 904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도시바는 최근 이미지센서사업을 소니에 매각했다. 낸드플래시사업을 팔 경우 기존 파트너인 샌디스크가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샌디스크는 중국 칭화유니가 지배하는 웨스턴디지털의 손에 넘어간 기업이다. 중국이 낸드플래시산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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