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면세점 탈락 '후폭풍'] 사회공헌 수천억 쓰고 중기 제품 채워 '면세점 세계 1위' 지킬까

입력 2015-11-16 18:26
신규 사업자 매출목표 '장밋빛 일색'
롯데월드 5000억원 매출에 26년 걸려
상생펀드 등 손익분기점 넘기 쉽지않을 듯


[ 김병근 기자 ]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세는 올 들어 주춤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면세점 시장은 6조5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조527억원 대비 약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연간 국내 면세점 시장(8조3000억원)이 전년 대비 22%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는 평가다.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11년 만에 감소한 데다 재방문율도 낮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면세점 전문가는 “올해 면세점 시장은 10조원은커녕 9조원대 진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면세점산업이 대외 변수에 얼마나 취약하고 또 위험한 사업인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해 두 차례에 걸친 면세점 대전에서 특허(특별허가)를 거머쥔 신규 사업자들이 내놓은 청사진이 지나치게 ‘장밋빛 일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계는 영업 시작 후 첫해 매출 목표?1조5000억원, 두산은 5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면세점 시장 진출을 확정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각각 1조원, 6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를 잃은 롯데 월드타워점이 약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까지 26년 걸렸다”며 “1년 만에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매출목표는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규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수천억원의 사회공헌사업을 약속한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세계가 면세점 및 남대문 일대 관광 인프라 조성 등에 투자하기로 한 돈만 5년간 2700억원에 달한다.

면세점업계에선 영업 시작 후 두 번째 해부터 영업이익은 올릴 수 있겠지만 순이익을 내기까지는 최소 2~3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영업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의 5년간 목표 영업이익(누계)이 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회환원 규모가 500억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수준을 결정하는 건 어떤 명품 매장이 입점해 있느냐가 우선이지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아니다”며 “사회공헌 및 상생 항목이 심사 평가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규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영수 전 한국면세점협회장은 “수십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어렵게 손에 넣은 ‘세계 1위 면세점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주기 전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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