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시작하면 CEO 부담 커져…'최고구조조정책임자'에 실무 맡겨야

입력 2015-11-10 07:11
기고 / '뉴 노멀' 시대의 구조조정 전략 (4·끝) 필수적 리더십 CRO


불확실함은 늘 존재한다. 기업이 대응해야 하는 환경이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은 기업이 직면하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부실 징후가 나타나 구조조정을 시작하게 되면 회사 이해관계자들의 두려움은 증폭되고 조직 안팎으로 갈등도 커진다. 은행 등 채권자들은 특별부서를 두고 회사 업무에 이런저런 간섭을 하려 한다. 주주들은 회생계획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거래처들은 거래를 줄이거나 매매 조건을 변경하려 한다.

이런 기업의 경영자는 종종 업무 우선순위에서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일상적 경영관리와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같은 업무는 옆으로 제쳐두게 된다. 은행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상 같은 ‘급한 불’을 끄는 데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워크아웃 같은 구조조정 기업 경영진은 담당 은행과 보험사의 ‘감독관’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은 일상적인 경영 활동과 반드시 병행해 이뤄져야 하지만 최고경영자(CEO)만이 구조조정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이보다는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를 두는 것이 낫다. CRO를 두면 CEO 등 다른 경영진은 자신의 고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CRO가 회사 안팎의 이해관계자와 협상하면서 구조조정을 전담하고 나머지 경영진은 일상적인 경영에 매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CRO는 한마디로 ‘재정 부실 해결에 특화된 경영진’이다. 전략 수립부터 자금조달 협상에 이르기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적절하게 실행되고 있는지도 모니터링한다. 회사 유동성 사용을 통제하는 등 유동성 관리 방안을 내놓고 현금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도 계획, 실행한다.

구조조정 관련 접촉 창구로서 은행 등 주요 이해당사자들과 정규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수행한다. 경영진과 직원이 부실 원인을 스스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도 병행해나간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회사 이익 증진을 위해 구성원을 설득하는 역할도 맡는다.

한마디로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CRO는 ‘구조조정의 객관적 조정자’이자 ‘불확실한 상황의 필수적인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CRO 도입을 고려할 만하다.

정영환 <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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