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서프라이즈'] 글로벌 제약사, 한미약품에 왜 달려드나?

입력 2015-11-09 22:33
특화된 신약 전달 기술 임상시험까지 진입
대형 의약품 가능성 높아


[ 조미현 기자 ]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왜 1조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주고 한미약품의 당뇨 신약을 사들였을까.

한미약품은 기존 바이오 의약품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몸 안에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원천기술인 ‘랩스커버리’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로 구성된 바이오 의약품은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 한미약품은 독자적인 단백질을 만들어 바이오 의약품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원조 약보다 성능이 좋은 또 다른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불과 7~8년 사이 당뇨,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얀센뿐 아니라 사노피아벤티스 등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가 잇따라 한미약품에 구애를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한 회사는 6~7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미약품처럼 임상시험까지 끌고 간 회사는 드물다. 기술을 확보한 대부분 업체가 임상시험에 대규모 투자가 힘든 중소 제약사나 바이오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약품은 임상시험 비용을 포沌?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00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려는 다국적 제약사 입장에서 한미약품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은 임상시험 1상이 진행 중이거나 끝난 치료제들이다.

임상시험 1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약의 안전성을 주로 평가한다. 치료제가 독성이나 부작용이 있는지 시험하는 단계다.

이 단계의 기술을 사들이면 치료제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개발해 동물시험 등을 거쳐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보다 시간을 크게 줄이고 상품화 성공 확률은 높일 수 있다.

세계 제약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한미약품의 몸값이 높아진 배경이다. 당뇨치료제 ‘란투스(사노피아벤티스)’ 등 초대형 의약품들이 줄줄이 특허가 끝나거나 만료를 앞둔 것도 다국적 제약사에는 발등의 불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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