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대한민국 미래 없다] 개방형 이민정책 효과…싱가포르·네덜란드 "노동력 걱정 안해"

입력 2015-10-15 18:00
한경 창간 51주년 기획 - 이민으로 성장동력 키우는 미국·유럽

싱가포르, 2년 체류땐 영주권
암스테르담 인구 절반 이민자
독일·캐나다, 언어교육 등 지원


[ 나수지 / 박해영 기자 ] 독일과 캐나다 등 일찌감치 이민 인력의 필요성을 인식한 선진국들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젊은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인구 고령화로 고민하던 싱가포르는 각종 출산장려책에도 출산율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민에서 대안을 찾기로 했다. 1999년 ‘21세기 인력 유치계획’을 발표하고 외국 인력 확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에게는 영주비자 신청권을 줬다. 영주권을 받은 외국인에겐 공공주택 입주, 싱가포르의 공적연금 제도인 중앙적립기금 가입 등의 자격을 부여했다.

캐나다는 1960년대 전까지만 해도 백인 이민자를 우대하고 아시아계는 엄격히 제한했다.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62년 이민법을 개정하면서다. 법에 이민자를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인구집단’이라고 명시했다. 캐나다에선 이민부가 신규 이민자를 위한 언어교육, 이민자 정착 및 적응 프로그램, 난민 프로그램 등을 전담한다. 이민부의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네덜란드 이민당국은 이민자를 출신국에 따라 나눈 뒤 집단별 맞춤식 사회통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민자끼리 모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조직도 후원한다. 덕분에 지난해 수도 암스테르담 인구 81만명 중 절반 이상인 41만명이 이민자로 집계될 정도로 유입 인력이 많아졌다.

1950년대부터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인 독일은 비교적 늦은 2004년이 돼서야 이민법을 제정하고 지원 정책을 내놨다. 독일 정부는 연방이민·난민청을 설치하고 ‘(이민자) 통합을 위한 국가 실행계획’을 세웠다.

활발한 이민과 인구이동은 유럽의 인구 지도를 바꾸고 있다. 유럽 전체적으로 볼 때 젊은 층 인구는 감소하고 노인층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젊은 층 감소 속도를 보면 지역별로 특징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퓨리서치가 UN 세계인구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남유럽과 동유럽에서는 젊은 층 비중이 급감한 반면 잘사는 북유럽과 서유럽에선 감소 속도가 훨씬 느리다. 남유럽과 동유럽의 젊은이들이 북유럽과 서유럽의 잘사는 나라로 대거 이동한 결과다.

나수지/박해영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