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못 찾는 글로벌 경제] 라가르드 "세계 경제 저성장 고착화 위기…새로운 정책조합 필요"

입력 2015-10-09 18:09
"중국 경제개혁 어려움 있겠지만 올바른 진화"


[ 박해영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성장의 고착화 위기에 빠져 있는 세계 경제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회견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7조달러(약 813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통화 완화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풀렸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는 ‘뉴 미디오커(mediocre)’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 뉴 미디오커는 ‘밋밋한 속도의 저성장’을 의미한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 성장의 속도를 다시 높이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낮추려면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정책조합을 새롭게 짜야 한다”며 “연차총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세계 경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실수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미 중앙은행(Fed)이 제로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견해도 되풀이했다.

이어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중국은 투자주도 경제모델에서 소비주도 모델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는 신중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거대한 경제 및 금융 개혁의 길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그것은 올바른 진화이고 현재 발전단계에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7월로 5년 임기가 끝나는 그는 “나는 최선을 다했고 총재직을 더 오래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IMF 총재는 188개 회원국의 투표로 선출되며 지분이 가장 많은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