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9년 동국대 법무대학원,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다

입력 2015-09-29 14:12
"학교도 이제 수요자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만 열어놓고 학생을 맞는 시대는 지났죠." (김경제 동국대 법무대학원장·사진)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08년 10월 설치 인가를 받았으니 꼬박 9년 만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김경제 동국대 법무대학원장이 있다.

김 원장은 지난 8월, 세 번째로 대학원장을 맡았다. 전공분야는 헌법이지만, 언론·출판·방송·의료등의 법률도 주요 연구분야다. 전국법과대학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취임하고 가장 먼저 한 일도 법무대학원 재학생들과의 대화였다. 법무대학원은 동국대학교에서 열개의 특수대학원 중 하나다. 대학원생들이 선택해서 입학한 만큼 필요성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같이 토론의 장을 열었다.

법무대학원은 초창기에 미국법무와 같이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학문을 도입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실무형으로 진화하면서 현재 전공은 문화예술, 법률실무, 자산금융, 인권복지, 종교법무 등으로 재편됐다.

김 원장은 "공무원이나 경찰 등의 국가 시험에서 법률은 선택과목입니다. 내부 조직에서만 일을 한다면 사내 규칙만 알고 있으면 되겠죠. 하지만 취직해서 정작 실무에서 민원이나 제반사항 등 대외 업무를 하다보면 법률문제가 많은 게 현실이죠. 기초적인 법률지식 없이 취직만을 위해 시험공부를 했다가 생기는 폐혜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공무원 시험을 바꾸자는 게 그의 주장은 아니다. 취업 후에 법무교육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법무대학원에는 공무원을 비롯해 대기업의 총무부서나 회계부서에 재직중이거나 변호사, 법무사, 회계사 등의 전문가들도 상당수 있다. 직장 명함은 달았지만 실무적으로 필요성을 느끼고 제 발로(?) 찾아온 학생들이다.

적극적으로 대학원 문을 두드렸던 이들이 대부분인 만큼, 최근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입학생이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법무대학원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특수대학원들이 존폐의 기로에 놓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는 "돈과 학위를 바꾼다는 의미로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돈이 없으면 학위 취득도 안한다는 것과 다름 없어서다. 일부 대학의 특수대학원은 출석이나 시험 등의 기본적인 학사 일정을 무시하고도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얘기다.

반면 학위 취득 때문에 입학했더라도 실제 업무와의 연계성과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라면 긍정적이지 않겠냐는 게 김원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우 대학원생 뿐 아니라 교수들도 특수대학원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원장 또한 만학도의 길을 통해 현재의 자리에 올랐기에 이러한 얘기를 풀어낼 수 있었다. 그는 한국외대 법학과를 거쳐 부산대 헌법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지만 독일 본(Bonn) 대학에서 다시 석박사를 취득했다. 당초 단기를 잡고 갔던 독일 유학길이 길어지면서 연구가 깊어졌다.

헌법에 있어서는 국내외 최고의 권위자가 된 데에는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시작을 법무대학원에서 공유하고 싶다고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경기도 좋지 않고 기업이나 가계 사정도 만만치 않은데 무슨 공부냐라고 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일단 시작부터 해보세요'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경기가 반등이 되기 전에 준비하라는 의미 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법무지식까지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이러한 시작을 돕기 위해 법무대학원은 전공을 늘리고 필요한 과목과 교수진을 늘리는 데 나설 예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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