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5] "한 분야 잘하는 'I자형'보다 다양한 지식 갖춘 'T자형' 인재 중요"

입력 2015-09-22 18:37
글로벌 인재포럼 2015 11월3~5일

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인터뷰 - 존 섹스턴 뉴욕대 총장

폭넓은 전문지식 갖춘 인재가 빈곤·계층갈등 극복에 더 도움
뉴욕대 유학생비율 20%…글로벌 네트워크 계속 확대


[ 임기훈 기자 ] 미국 뉴욕대는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와 분교 설립 등 국제화를 통해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대학이다. 존 섹스턴 뉴욕대 총장은 2003년 취임한 뒤 여러 국가에서 재기발랄한 인재를 유치하는 데 적극 나섰다. 올초 미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뉴욕대에 다니는 유학생은 1만334명(재학생의 약 20%)으로 미국 내 대학 중 5위다. 섹스턴 총장은 아부다비, 중국 상하이에 분교를 설립하는 등 뉴욕대의 국제화도 주도했다.

그는 오는 11월3~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 참석한다. 11월4일 열리는 기조세션-2(학생 이동과 고등교육의 국제화) 주제발표를 통해 대학의 국제화 방안과 해외 학생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섹스턴 총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대학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춘 ‘T자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소통하고 배려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빈곤, 정치적 극단주의, 계층갈 등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지식과 이해력,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포용력까지 가진 T자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T자형 인재를 어떻게 정의합니까.

“폭넓은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력을 갖춘 사람이 T자형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T자형 인재는 하나 또는 한정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I’자형 인재와 달리 여러 분야에 걸친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고, 그 지식의 깊이도 상당한 사람을 말합니다. 하나 이상의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크기 때문에 T자형 인재끼리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상은 다른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재입니다. 지식과 이해력,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포용력까지 지닌 사람이 T자형 인재입니다.”

▷T자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습니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는 상업적 또는 실용적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연구나 고민을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T자형 인재는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T자형 인재를 키우기 위漫??대학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대학은 단지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지식을 토대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곳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학, 공학, 수학을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 생활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대학은 이런 인재들에게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대학의 국제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대학은 인재 양성의 중심입니다. 여러 재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인류의 미래에 필요한 일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기후변화, 공중보건, 빈곤퇴치, 정치적 극단주의 등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폭넓은 시각과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려 깊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대학의 국제화는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서로 이해하는 다리를 놓고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에 대해 함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뉴욕대는 국제화에 매우 적극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뉴욕대는 2010년 아부다비 분교와 2013년 상하이 분교를 세워 외국인 학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을 비롯해 세계 14개 도시에 연구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 본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뉴욕 본교에 다니고 있는 5만4000여명의 학생 중 약 20%인 1만여명이 외국인 유학생입니다. 앞으로도 뉴욕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외국인 학생 비율을 높여?계획입니다.”

▷뉴욕대는 학생들이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미국 대학 교육의 특징은 학생 개개인의 전공과는 별개로 학생들에게 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 자연과학 지식 등 광범위한 기초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교양과목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양한 지식을 얻는 데서 T자형 인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양과목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종교나 문화, 인종 등 타인의 배경을 이해하며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도 교양과목을 중시합니까.

“물론입니다. 예컨대 뉴욕대 경영대학원인 스턴스쿨에서는 교양과목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또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오디션식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뉴욕대 학부에는 일률적인 입학시험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성적, 에세이, 고등학교 때의 과외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포괄적인 지적 수준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 존 섹스턴 총장 약력

△1942년 미국 뉴욕 출생 △1965년 미 포드햄대 역사학과 졸업 △1979년 미 하버드대 로스쿨 최우수 졸업 △1981년 뉴욕대 로스쿨 교수 △1988~2002년 뉴욕대 로스쿨 학장△2003~2007년 뉴욕연방은행 이사회 의장 △2003년~현재 뉴욕대 총장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