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유쾌한 장터다

입력 2015-09-12 16:15
<p>[나는서울시민이다=김혜진 마을기자] 옛 사람들은 가을비를 '떡비'라고 불렀다. 가을에 비가 오면 수확물이 풍성해져 떡을 해먹는다는 뜻에서다. 조상들이 자연을 낙천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p>

<p>'2015 서울마을박람회'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가 열린 은평구 혁신파크에도 가을비가 내렸다.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혁신파크 야외 공간에선 오색 도토리전과 도토리묵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손님들을 반겼다.</p>

▲ 2015 서울마을박람회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가 열린 혁신파크 야외공간에서 전국의 다양한 마을기업들이 홍보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진=김혜진 마을기자) <p>'2015 서울마을박람회'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는 전국 마을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대규모 마을축제다. 2015년 9월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서울혁신파크, 서울시청, 마을현장 등 곳곳에서 동시에 개최된다.</p>

<p>서울시는 "마을과 마을을 전국 단위로 이어 마을공동체가 지향하는 공동체 회복과 사회문제 해결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행사"라고 밝혔다.</p>

<p>♦ "속이 꽉 찬 마을기업 경험하러 오세요"</p>

<p>활동가와 주민들이 마을여행과 토론을 마친 뒤 지역 마을공동체 활동상을 들을 수 있는 혁신파크 야외에선 마을공동체 활동무대를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행사취지에 걸맞게 전국에서 모인 마을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p>

<p>누구나 나올 수 있는 마을 장에서 마을기업 홍보와 상품판매도 하고 함께 보고 즐기고 먹으면서 교류하자는 것이다. 마을주체들이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등도 펼쳐져 큰 호응을 받았다.</p>

▲ 2015 서울마을박람회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가 열린 혁신파크 야외공간에 자리한 마을기업 부스들(사진=김혜진 마을기자) <p>고추장 등 장류를 직접 만들어 파는 동대문마을기업 조병순 대표는 "출자회원 60명, 조합원 350명이 주식을 나눠갖고 있는 어엿한 법인"이라며 열정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p>

<p>조 대표는 "직접 만든 장류를 1년가량 숙성시켜 2012년 상표등록을 하고 다음해 판매를 시작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마을기업이 좀 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참여소감을 밝혔다.</p>

▲ 서울 동대문 마을기업 부스에서 도토리전을 구매하는 시민들(사진=김혜진 기자) <p>나무를 갓 깎아 만든 젓가락과 숟가락들이 소담하게 쌓여있는 마을공방 '사이'부스에선 남자 2명이 방금 만든 나무젓가락의 '향'을 맡고 있었다. 빗내음 사이로 파릇한 나무냄새가 났다.</p>

<p>마을공방 '사이'는 목공교육과 가구제작, 인테리어 사업, 폐목재 되살림 등을 주요사업으로 한다. 2012년 용산구에서 주민들이 투자금을 모아 협동조합을 시작했다.</p>

<p>뚝딱뚝딱 능숙한 솜씨로 나무젓가락을 만들던 김소라 씨는 '책에서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설명 한 줄로 끝나지만 몸으로 익히는 것이라 실제로 만들수록 실력이 늘어난다'면서 '자기 집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마을주민 1명이 집에서 쓸 우편함을 직접 만들어갔다'고 말했다.</p>

▲ 목공교육과 가구 제작 등을 하는 마을공방 '사이'(사진=김혜진 기자) <p style="text-align: center"> </p>

<p>민들레 워커 협동조합은 솜씨공방과 원예공방 사업화를 기반으로 한 마을기업이다.</p>

<p>한땀한땀 정성껏 만든 생활용품, 홈 데코, 에코백 등은 지나가는 마을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p>

▲ 정읍시 공동체협의회에서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p>정읍시에 있는 150여 창업 공동체와 마을 공동체가 모여 만든 '정읍시 공동체협의회' 부스 앞에는 백가지 향이 나서 '백향과'라고 지은 열대과일을 비롯해 유기농 장류, 죽공예품, 국산 귀리, 오곡 과자까지 다양한 농산물 가공품이 마을주민들을 반겼다.</p>

<p>"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어 열대과일 재배가 가능하다"면서 상품을 조곤조곤 설명해주던 조병순 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을기업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p>

▲ 서울 혁신파크 야외무대에서 서울시 마을예술창작소 '릴라 힐링앤 아트'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p>마을의 다양함이 모여드는 왁자지껄 마을장터에는 나만 알기 아까운 우리 마을의 재능과 자랑거리, 미을이야기와 생산품을 소개하는 마을홍보 외에도 마을예술창작소 연합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함께엮는 위빙프로그램,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방방'처럼 어린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 에너지와 활력을 더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p>

<p>•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 사무국(서울마을센터 02-354-0765, 02-354-3930)www.facebook.com/maeulfestivals (2015 서울마을박람회)www.facebook.com/maeulnet.kr (마을만들기 전국대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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