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유진, (주)동양 지분 5.67% 매입…단순 투자냐…인수 포석이냐

입력 2015-09-03 20:48
동양 적대적 M&A노출되나
유진,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
내부 보유금 6000억 '알짜회사'
주인없이 법정관리 졸업 가능성
일부 관계사 동원해 지분 늘리기도


[ 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9월3일 오후 6시43분

유진그룹이 유진기업과 금융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주)동양 지분 5.67%를 장내 매수했다고 3일 공시했다. 유진기업이 4.06%, 유진투자증권이 1.61%를 취득했다. 유진그룹은 채권단 출자 전환으로 지분이 분산돼 있는 (주)동양의 단일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최근 동양시멘트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목적으로 사들였다”며 “추가 매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국내 레미콘 1위 업체”라며 “(주)동양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레미콘 사업에서 올린다는 점에서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레미콘 공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유진은 강원·영남·호남 등에 골고루 레미콘 공장을 둔 (주)동양을 인수하면 시너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주)동양은 최근 삼표에 자회사 동양시멘트 지분 55%를 7900억원에 파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유진그룹은 삼표에 밀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주)동양은 삼표로부터 동양시멘트 인수대금을 받으면 바로 법정관리 졸업 요건을 갖출 전망이다. ‘동양사태’로 채권자들에게 진 빚 2900억원을 갚고도 약 5000억원이 남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대주주 감자와 채권자 출자 전환으로 지분이 1~3%씩 분산돼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는 점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수백억원의 지분 인수만으로도 5000억원 이상의 내부 유보금을 가진 회사를 살 수 있어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며 “‘5% 공시룰(지분 5% 이상 취득하면 공시하도록 한 제도)’을 피하기 위해 여러 관계사를 동원해 5% 미만으로 짤라 지분을 매집하는 대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IB업계는 겉으로 드러난 동양 지분은 유진그룹이 가장 많지만 그동안 5%공시룰을 피해 지분을 매집해온 대기업들이 많아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스로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는 우량회사에 대해 법원이 공개매각을 통해 새주인을 찾아주기 어렵다는 점도 향후 적대적 M&A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법원은 법정관리 졸업 요건에 채권자 빚을 갚는 것뿐 아니라 향후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주)동양의 법정관리 졸업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동양의 상반기 매출은 19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269% 증가했다. 동양의 최대 매출사업부문은 레미콘사업이며, 섬유사업부문(한일합섬)도 아크릴 원사·스판본드·특수사 등 생산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 송풍기(Fan & Blower) 부문에서는 국내 최대 제작업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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