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에 쓴소리
[ 백승현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비정규직) 당사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들어 노·사·정이 답을 내놔야지, 비정규직이 아닌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3일 말했다. 대부분 조합원이 정규직 근로자인 노동조합총연맹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한강대로 한진중공업건설부문을 찾아 기간제·파견·용역 근로자 등 15명과 오찬을 겸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오는 7일 ‘노동시장 구조개선 쟁점 토론회’를 앞두고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노총의 공세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정규직 대책은 취업규칙 변경 및 일반해고 기준 문제와 함께 노·사·정 간의 뜨거운 쟁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5세 이상 근로자 본인이 원할 경우 2년에 2년을 더해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현재 청소·경비업 등 32개로 묶여 있는 파견업종 제한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은 질 낮은 일자리를 고착화하고, 파견업종 규제 완화는 간접고용을 확산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 장관은 최근 재개한 노·사·정 대화의 논란거리인 공공기관 임금피크제에 대해 “일찍 도입한 기관에 가점을 주는 등 이미 시행 중인 대책을 갑자기 중단하면 (정책이) 완전히 흐트러진다”며 ‘속도 조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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