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도발로 멀어지는 '북·중 동맹'

입력 2015-08-27 18:35
전승절 앞두고 긴장 조성 '불쾌'
중국, 이례적으로 북한에 자제 촉구

북한, 최용해 파견…중국에 불만 표시


[ 김대훈 기자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시작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 전통적 혈맹(血盟)인 북·중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외교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01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 내 친중(親中) 인사로 여겨지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한 이후 소원해진 관계가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금 드러났다는 것이다.

중국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북한에 이례적으로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성명에서 “중국은 그 어떤 긴장 조성 행위에도 반대한다”며 “(남북 모두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도 이번 사태에 대해 “남북 모두가 자제하기를 바란다. 대립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분쟁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항일(抗日)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행사를 앞둔 중국이 북한에 한반도 긴장을 초래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た都? 북한은 즉각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22일 성명에서 “우리는 수십년간을 자제할 대로 자제해왔다”며 “지금 그 누구의 그 어떤 자제 타령도 더는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고 중국에 불만을 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와 열병식에 전격 참석하기로 한 것도 북한에는 불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그동안 박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지만, 김정은은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전승절에 참여하는 각국 대표 명단을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중국 매체들은 열병식에서 박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바로 오른편에 자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 행사에 최용해 노동당 비서를 보내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선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냈다. 최 비서는 2013년 5월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지만, 그해 2월 실시한 제3차 핵실험 때문에 ‘푸대접’을 받았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 북한이 최용해를 보내는 것 자체가 중국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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