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 플래츠의 유가 전망
이란 핵타결로 원유 공급↑…중국·유럽경제 비틀 수요↓
반다나 하리 < 수석애널리스트 >
지난달 브렌트유 가격은 바닥을 모르는 듯 배럴당 10달러가량 떨어졌다. 과잉 공급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원유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미 공급 과잉이었던 시장에 가장 큰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이란이었다. 이란은 지난달 14일 핵협상 타결 후 원유 수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가 내년 초부터 연말까지 하루 100만배럴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3일 “서방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원유 생산량을 1주일 내 하루 50만배럴, 1개월 내에는 하루 100만배럴로 늘릴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강(强)달러, 비틀거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중국 경제 역시 유가를 배럴당 40달러 중반까지 주저앉힌 원인이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인 98.1까지 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그리스 경제 불안이 유럽 경제를 위협하면서 유럽의 2분기 원유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하루 8만배럴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1분기 유럽의 원유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하루 60만배럴 증가한 것보다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4주 동안 30% 이상 급락했다.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보다 5.4% 떨어져 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1위 에너지소비국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달 세계 원유시장에선 하루 100만배럴가량의 수요-공급 불일치가 나타났다. 올초만 해도 2분기에는 수요와 공급이 재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장기화하는 저유가는 시장의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이 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원유 가격, 굴착장비 수, 셰일오일 생산량이라는 세 가지 지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굴착장비 수는 6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6월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유가가 폭락했음에도 굴착장비가 미국에서 36개 증가했다.
3분기 유가 전망 역시 밝지 않다. 3분기는 원유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의 중간 기간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3분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굴착장비 수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다나 하리 < 수석애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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