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공모주+배당주 동시 투자…'쏠쏠한' 하이브리드 펀드가 뜬다

입력 2015-08-06 18:16
수정 2015-08-07 07:30
수익률 높이고 변동성 낮춰
채권혼합형 6개월새 5조 유입
'하이공모주&배당주10'
한달새 몸집 두 배로


[ 송형석 기자 ] 하이자산운용의 채권혼합형펀드인 ‘하이공모주&배당주10’의 지난 5일 기준 설정액은 1224억원(C형 기준)이다. 지난달 초 670억원이었던 몸집이 한 달 만에 두 배로 커졌다. 이 상품은 배당주, 공모주, 채권 등에 동시에 투자한다.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큰 부침 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복합 전략 펀드 전성시대

하이공모주&배당주10과 같은 ‘하이브리드(복합 전략)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투자자가 많아진 덕이다. 2만원 이하 저가주에 투자하는 중소형주펀드로 잘 알려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도 지난 6월부터 복합 전략 펀드인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IPO10’을 밀고 있다. 저가 중소형주와 공모주, 채권 등에 동시에 투자하는 게 이 상품의 특징이다. 고액 자산가들 중심인 사모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펀드가 잘 팔린다. 유리자산운용은 최근 4개월 동안 사모시장에서 70억원어치가 팔린 주식혼합펀드인 ‘유리 고배당&공모주’를 곧 공모 형태로 내놓기로 했다. 조정장을 맞아 보수적으로 펀드를 굴리려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변동성을 낮춘 상품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펀드 열풍도 예금과 적금에만 투자했던 보수적인 투자자들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채권값은 떨어져도 펀드는 잘 팔려

채권과 주식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혼합형 펀드 설정액은 18조9014억원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13조6585억원)보다 5조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 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오호준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 이사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요 채권 연계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을 섞어야 펀드가 더 잘 팔리고 있다”며 “향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식형 펀드 시장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펀드가 지향하는 전략을 모호하게 가져가는 사례가 늘었다. ‘가치주 펀드’라고 설명하는 대신 ‘좋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가치주 펀드로 분류되지만 성장주에 방점을 둔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 대형주와 중소형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등이 대표적이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유연한 전략을 가져가기 위해 정체성을 모호하게 잡으려는 펀드매니저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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