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채권단 85% 동의했는데'..대한전선 매각, 우리은행 반발로 지연

입력 2015-07-31 12:39
채권단 IMM PE 매각안 가격시키고도 매각계약 체결못해
우리은행 "공개매각했어야" vs 채권단 "공개매각 한차례 실패..대안없다"
상장폐지·부도땐 개인투자자·임직원 모두 피해


이 기사는 07월31일(11: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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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파는 작업이 채권은행 가운데 한 곳인 우리은행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8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해 채권은행들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전선의 정상화 작업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 외환 산업 국민 농협 신한은행 등 대한전선 채권단은 이날로 예정했던 대한전선 매각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선 채권 14.7%를 가진 우리은행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지난 17일 85.3%의 찬성률로 대한전선을 IMM PE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IMM PE가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채권 만기 5년 연장 및 금리 인하 ▲800억원 출자전환 등이 주요 내용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전체 채권단의 75%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우리은행만 매각에 찬성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한전선을 공개매각하면 더 좋은 조건에 팔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데도 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수의계약으로 급하게 팔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출자전환하고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면 상장폐지와 부도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경영할 전략적투자자(SI) 대신 3~5년 후 투자자산을 되파는 PEF에 대한전선을 매각하는 것도 반대하는 이유다.

반면 나머지 채권단들은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이미 지난해 한차례 공개매각을 실시했다. 하지만 SI들의 외면 속에 또다른 PEF인 한앤컴퍼니만 입찰에 참여했다. 그나마 한앤컴퍼니가 대한전선의 막대한 우발채무를 이유로 인수를 포기하면서 공개매각은 실패했다.

현재 98% 자본잠식 상태로 주식시장에서 매매거래가 정지된 대한전선이 연말까지 자본을 늘리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개인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채권단은 3분기께 대한전선의 운영자금이 바닥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

대한전선은 무리한 사업 확장과 실적 부진으로 2009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었다. 3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2년부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대한전선 창업자 고(故) 설경동 회장의 손자인 설윤석 사장은 작년 10월 경영권을 내놨다. 작년 12월4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시작한 지 3년 5개월이 넘은데다 한차례 공개매각에 실패해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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