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경찰병원·국립중앙극장 등 책임운영기관 40곳
민간 우수인재 공직 영입…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
직급과 무관, 연봉 상한 없어…임기도 5년서 8년으로 연장
[ 강경민 기자 ] 앞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과 공연·예술기관장은 소속 부처 장관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민간의 우수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공직사회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행정자치부는 책임운영기관 기관장을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내용을 담은 책임운영기관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책임운영기관은 정부 사무 중 경쟁·경영 원리에 따라 운영하기에 적합하거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중에서 지정된다. 연구형, 교육훈련형, 문화형, 의료형, 시설관리형 등 6개 유형과 특허청을 합쳐 40곳이 있다. 국립재활원, 국립경찰병원 등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과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등 공연·예술기관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책임운영기관장은 공무원 직급체계에 맞춰 과장~실장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기 때문에 보수체계도 공무원 직급에 맞춰져 있었다. 예를 들어 일반직 공무원 3급 대우 기관장은 수당 등 기타 보수를 제외하고 해당 직급 공무원과 똑같은 연간 3423만원(1호봉 기준)을 받는다. 민간 분야에서 수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유명 의사나 예술인 등 민간 최고 전문가를 제대로 예우하기에는 보수 수준이 낮았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새 시행령에 따르면 보수가 공무원 직급체계와 무관한 전문임기제로 책임운영기관장을 임용할 수 있다. 전문임기제 공무원의 연봉 상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아 경우에 따라 소속 부처 장관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책임운영기관장이 나올 수 있다.
올해 기준으로 장관 및 장관급 공무원 연봉은 1억1689만3000원이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우수한 민간 인재를 유치하려면 지금보다 몇 배의 연봉을 주고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행자부는 세금으로 고액 연봉을 지급한다는 국민 여론을 의식해 기관장 연봉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인사혁신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책임운영기관장의 임기를 종전 5년에서 최대 8년까지로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과가 탁월한 민간 출신 기관장이 공직사회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 책임운영기관
정부 사무 중 경쟁·경영원리에 따라 운영하기에 적합하거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조직·인사·예산상 자율성을 부여하되 운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국립재활원, 국립경찰병원 등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과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등 공연·예술기관 등 40곳이 지정돼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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