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그리스 협상, 이번주 타결 확신"

입력 2015-06-23 21:10
채권단, 연금삭감·부가세 인상 등 새 개혁안 긍정 평가
25일 EU정상회의서 최종 결정…부채 탕감이 변수


[ 임근호 기자 ]
이번주 안에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개혁안을 22일 아침(현지시간) 채권단에 제출하면서다. 개혁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이날 저녁 열린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선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유럽 정상들은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도널드 터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겸 폴란드 총리는 “그리스 정부는 지난 몇 주간 계속 제안서를 보내왔지만 진정성 있는 개혁안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번주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25일 EU 정상회의서 협상 타결 전망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개혁안은 24일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다시 논의된다. 여기서 최종안이 도출되면 25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바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 타결안은 각국 의회 승인을 거쳐 효력을 발휘하며, 이후 그리스는 72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 자금을 받는다. 이번주 내로 협상 타결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15억유로를 갚아야 하는 30일까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날 유럽 금융시장은 협상 타결 기대감을 반영해 큰 폭으로 올랐다. 그리스 증시는 9% 급등했고,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는 각각 3.8% 올랐다. 미국의 나스닥지수도 ‘그리스 낙관론’에 0.7% 오른 5153.9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선 그리스 2년물 국채 금리가 연 22.9%로 하루 만에 5%포인트 떨어졌다. 디폴트 우려에 그리스 국채를 팔고 떠나던 움직임이 멈추면서다.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개혁안은 채권단이 주장해왔던 부분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약 177%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낮추기 위해 연금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리는 것이 골자다. 올 1월 정권을 잡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의 반발과 경기침체를 우려해 이를 주저했으나 새로 제출한 개혁안에는 과감하게 담았다.

채권단 주장 상당 부분 수용

그리스 정부는 연금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소득층 8만여명에 대한 연금을 삭감하고, 은퇴 연령을 67세로 점진적으로 올리는 내용을 제안했다. 세수를 늘리기 위해선 연 50만유로의 이익을 내는 기업에 추가 과세하고, ‘사회연대 기여금’이란 명목으로 연수입 3만유로 이상 개인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또 부가가치세는 식품·의약품·호텔에는 11%, 이외의 상품과 서비스엔 23%를 적용하기로 했? 당초 그리스 정부는 빈곤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부가가치세율을 의약품과 서적·호텔은 7%, 식료품은 14%, 그외 상품·서비스는 23%로 하려 했으나 채권단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에 부족하다며 반대해왔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사이의 이견은 아직 남아 있다. 채권단은 전기와 가공식품 부가가치세를 인상하고, 노동규제를 완화할 것을 주장했지만 개혁안엔 빠져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 정부는 연금지출 절약 규모가 올해 GDP의 0.4%, 내년엔 1%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지만 이는 올해와 내년 모두 1%를 요구하는 채권단의 요구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부채 탕감도 남아 있는 변수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의회에서 협상안이 승인받기 위해선 부채를 탕감하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내부 반발을 달래기 위한 ‘당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제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며 “최종 협상안으로 개선되는 재정수지 규모는 채권단이 요구한 규모보다 많기 때문에 타결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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