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프리IPO 운용사 투자유인책 제시…5년내 상장 실패 땐 핵심자산 매각
[ 정소람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17일 오후 4시25분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장비 자회사 밥캣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추진 중인 한화자산운용이 두산인프라코어의 5조원대 부채를 향후 5년 내 1조원대로 줄이는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밥캣 지주회사(DIBH)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전향적인 방안도 담았다. 또 밥캣 투자자 배당률을 단계적으로 최대 15%까지 높이는 ‘스텝업(step up)’ 조항을 추가하는 등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 제시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밥캣의 프리IPO에 나선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주요 연기금, 증권사 등에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안을 발송해 막판 투자 유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안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5년 내 DIBH 상장에 실패할 경우 핵심자산을 매각하게 된다. 핵심자산 키♣막?두산인프라코어가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1조6000억~1조8000억원이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8000억원 규모 DIBH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고 1조6000억원대 DIBH 차입금을 상환해 2조4000억여원의 부채를 추가로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운용사가 투자자들에게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것은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1차 관문인 밥캣의 프리IPO가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불안한 재무구조와 DICC(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투자실적 부진으로 밥캣 프리IPO 참여를 꺼리고 있다. 이에 두산 측은 부채비율을 줄여 IPO에 실패하면 직접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투자유치 관계자는 “IPO에 실패하더라도 비주력 사업부 등을 파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 결정에 촉각
한화자산운용은 핵심자산 매각 외에도 투자자에 기존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제시한 기존 배당률은 연간 6.5%다.
회사 측은 만약 투자 5년 시점에도 IPO가 되지 않거나 밥캣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배당률을 2%포인트 높이고, 매년 3%포인트씩 추가해 6년 이후에는 15%까지 올리는 스텝업 조항을 추가했다. 배당률 지급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면 두산 측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주는 게 낫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자금 회수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노력에 주요 연기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밥캣 프리IPO와 비슷한 구조로 짜인 DICC에 투자했던 출자자들이 현재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최대 걸림돌”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핵심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두산인프라코어 구조조정 관련 내용은 운용사가 투자자 유치를 위해 제시한 하나의 방안일 뿐”이라며 “두산그룹 자체적으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검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정소람/김태호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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