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융지주사법 위반" 엘리엇 황당 주장…"합병무산 가능성 크다" 리포트까지

입력 2015-06-15 18:57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흔들기'에…삼성, 조목조목 반박

엘리엇의 위법 주장
"금융지주사인 제일모직 비금융회사 합병해선 안돼"
vs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지만 자산의 50% 못 미쳐 요건 안돼"

한화증권 리포트 논란
"엘리엇 우호 외국인 지분 26%"
vs "합병 반대 밝힌 투자자 거의 없어"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15일 오후 4시12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공세 강화와 일부 외국계 주주들의 동조 움직임을 두고 “삼성그룹이 합병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며 합병 포기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일모직, 금융지주 아닌데…

15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8?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진행 중인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사실상 금융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이 비금융회사인 삼성물산과 합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금융지주회사법 위반이라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회사의 지분 총가치가 자산총액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가 된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지만 금융지주회사는 아니다. 지난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4%의 가치는 3조7411억원이다. 제일모직 자산총액(8조1833억원)의 약 46%로 50%에 못 미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법상 금융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제약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지분가치가 높아져 자산총액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제일모직이 자산총액 26조원 규모인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자산총액(34조원) 대비 삼성생명의 지분가치는 10%대로 떨어진다.

◆삼성, ‘합병 무산’ 리포트에 발끈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엘리엇의 방해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고서에서 “삼성그룹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 측의 우호 지분이 19.8%인 데 비해 엘리엇 측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26.7%나 된다”며 “국민연금도 합병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병이 성사돼도 엘리엇이 해외에서 2조~3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 삼성 측이 합병을 포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합병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날 제일모직 주가는 7.14%(1만3000원) 하락한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그룹은 이런 주장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반대를 기정사실화해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엘리엇과 네덜란드 연기금 외에는 명시적으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해외 투자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막대한 소송 비용으로 인한 합병 포기 언급은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사실인 것처럼 만든 것”이라며 “합병 무산을 전제로 주가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해 주가 변동성을 지나치게 키웠다”고 비난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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