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아파트 신드롬] 중형 5% 오를 때 소형 7.8% 올라…반포 래미안 59㎡ 11억 돌파

입력 2015-06-07 18:19
인기 치솟는 '작은 집' 세 가지 이유

(1) 1~2인가구 시대
인구구조 바뀌며 수요층 두터워져…전세난에 내집마련 선호도 뚜렷

(2) 평면의 진화
서비스 면적 늘고 설계기술 발달…기존 소형보다 체감면적 확 늘어

(3) 저금리 기조
예금의 2~3배 수익률, 투자자 몰려…실수요자 대출 부담 줄어 매매 활기


[ 김진수 / 홍선표 기자 ]
최근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59㎡는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4분기 전 고점인 10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2013년 9월(9억4500만원)에 비해 2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인근 반포자이 전용 59㎡도 9억8000만원에 거래돼 10억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전용 59㎡ 소형 아파트는 중대형 아파트를 마련하기 전에 임시로 머무는 징검다리 주택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1~2인가구 증가, 평면 혁신 등에 힘입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인기 있는 평형으로 부상했다.

○소형 아파트, 주택시장 주도

최근 들어 주택시장에선 전용 59㎡를 중심으로 한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는 13만여건 거래됐다. 같은 기간 중형(전용 60~85㎡ )과 대형(전용 85㎡ 초과)은 각각 12만4000여건과 5만8000여건 매매됐다. 서울 불광동 랜드공인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전용 59㎡는 물건만 나오면 바로 팔린다”며 “수요층이 가장 두터운 게 전용 59㎡”라고 말했다.

가격 오름폭도 가장 크다. 최근 2년간 수도권에서 소형 아파트값 상승률은 7.8%를 기록했다. 중형(5.2%)보다 2.6%포인트 높다. 반포뿐 아니라 잠실 마포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매매가격도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8억1000만원에 팔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8억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13층)도 지난 4월 6억원에 거래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타워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1단지 7층에 있는 전용 59㎡가 6억5000만원 호가에 매물로 나왔다”며 “마포 일대 새 아파트 전용 59㎡가 속속 6억원대에 진입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수요 증가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평균 70%를 웃도는 등 전세 강세 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부담이 적은 소형 아파트 매입에 대거 나섰다.

은퇴?앞둔 베이비붐 세대나 자산가들은 월세 수익을 올리기 위해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고 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 아파트는 매입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월세 수익률도 6%선으로 높아 투자자들의 입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용 59㎡ 등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소형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파트 분양 및 거래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며 합리적인 면적과 가격대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평면 설계기술 발달로 서비스 면적이 최대 30㎡가량 늘어나 전용 59㎡도 1~2인가구는 물론 3~4인가구가 거주하기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실수요자는 가장 먼저 전용 59㎡를 찾는다”며 “부동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적게 떨어지는 까닭에 임대사업자도 소형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홍선표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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